뉴드리퍼 개발한 엔디(ND) 강희균 대표

커피 드리퍼의 독립을 꿈꾼다

김지연 기자 승인 2020.03.18 18:54 | 최종 수정 2020.03.18 19:03 의견 0
엔디 강희균 대표
엔디 강희균 대표

[포스트21=김지연 기자] 우리나라는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외국 음악에 영향을 받아 K-POP이 탄생했고 싸이, 방탄소년단 등이 등장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기생충’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달성하며 세계를 뒤흔들었다.

커피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200여 년 전 한반도에 상륙한 커피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문화가 되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커피 소비량 15위를 기록했다.

커피 소비의 증가와 커피 산업의 발달로 ‘가장 한국다운 커피 문화’가 탄생했다. 그 선봉에 뉴드리퍼를 개발한 엔디(ND) 강희균 대표가 있다.

가장 한국다운 드리퍼가 세계적인 드리퍼

출근한 직후나 점심을 먹은 후 커피를 마시는 풍경은 익숙하다. 카페는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원두 본연의 맛에 푹 빠져 집에서 직접 로스팅하거나 드리퍼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마니아도 등장했다.

해마다 열리는 커피 전시회는 발 디딜 틈 없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커피는 대한민국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홈카페를 즐긴다면 위시 리스트에 분명 엔디(ND) 강희균 대표의 뉴드리퍼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드리퍼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는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뉴드리퍼의 등장으로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뉴드리퍼는 커피 문화의 본고장인 유럽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도 정통 유럽 브랜드 멜리타에 기세를 못 펴고 있는 유럽 시장. 강 대표는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적인 색과 도안, 디자인이 뉴드리퍼의 강점이다”라며 “핸드드립 외에도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앤티크 다기(茶器)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 미국, 유럽, 드리퍼의 고향인 독일에 진출할 계획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 엔디
사진제공 엔디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찾는 뉴드리퍼

엔디 강희균 대표가 개발한 뉴드리퍼는 누구나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 사용하는 드리퍼는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가 많고 디자인도 단조롭다.

커피를 추출하는 기능을 고려한 디자인이 대부분인 것이다. 이런 가운 데 뉴드리퍼는 잠잠했던 핸드드립 커피 시장에 화려하게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인 도자기를 접목한 도자기형 드리퍼로서 경기도 이천의 유명 도예가가 직접 빚으며 게르마늄이 첨가된 유약으로 마무리한다. 오직 세상에 하나뿐인 드리퍼로 지난 2018년 일본 카페쇼에 출품해 찬사를 받았다.

뉴드리퍼로 내린 커피의 맛도 우수하다. 강 대표는 커피 미분의 잡맛이 섞이지 않는 디자인을 고안했다. 커피를 내릴 때 꼭 필요한 공기 통로, 리브를 음각으로 새겨 전문 바리스타가 아닌 일반인도 원두의 풍미를 살린 커피를 내릴 수 있다.

추출구는 드리퍼 바닥보다 높게 설계해 커피를 빠른 속도로 추출할 수 있다. 강 대표는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와 커피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드리퍼이다”며 “내부 리브선 27개를 음각으로 넣고 겉면은 청자와 흑유, 청유, 철유, 회청유의 다양한 색과 문양을 넣어 아름다운 전통 도자의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또한 원조 드리퍼 제품처럼 3개의 구멍으로 추출 속도가 빨라 잡맛을 걸러내고 풍부한 향미를 보존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뉴드리퍼는 1~2인용과 3~4인용 2종이 있다.

드리퍼의 진화, 마시는 즐거움과 소장하는 기쁨

엔디 강희균 대표는 뉴드리퍼를 개발한 열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투명 도자 서버 개발, 한지 필터 도입, 드리퍼 콜렉션 디자인 등을 연구하고 있다. 뉴드리퍼는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지만 아직 바리스타 교육장, 커피 아카데미 현장에서는 일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외국 드리퍼로 도제식 교육을 해온 문화를 바꾸기 위해 강 대표는 더욱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모두 추출이 가능해 홈카페를 즐기는 소비자나 커피전문점 등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커피 마니아였던 강희균 대표가 지난 2013년 엔디를 창업하고 개발한 뉴드리퍼.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강 대표는 늘 만족하지 못했다. ‘커피 미분의 잡맛이 섞이기 전에 커피를 추출할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뉴드리퍼를 개발했고 세계 수출까지 준비 중이다.

앞으로 강 대표가 할 일은 많다고 확신한다. 뉴드리퍼로 시작한 커피 사업은 맛과 품질, 한국적인 이미지를 결합한 커피 문화로 확장됐다. 커피 산업의 밝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그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엔디는 한국 대표, 한국 커피문화 발전 주역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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