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성장의 카카오뱅크, 전세대출에 발목?

김민진 기자 승인 2021.08.03 08:17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을 바꿔버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했던 산업의 틀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우리는 돈을 인출하거나, 대출을 받거나, 적금을 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은행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대출, 적금, 인출을 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예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지 않는 은행, 카카오뱅크까지 등장했다. 매우 편리함으로 인해 수많은 고객을 유치한 카카오뱅크지만, 최근,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세대출 피해 이야기다.

출시 이후 연일 고공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말에 정식으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오프라인 지점이 전혀 없으며 모든 업무가 오직 앱으로만 이뤄지는 은행으로 출시 초기 큰 반향을 일으킨 은행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성인들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의 일환인 만큼 편리성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 은행이다.

카드 발급이나 계좌 신규 개설 등 보안 문제 때문에 전통의 은행 업무들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듯, 간편하고 빠른 카드 발급과 계좌개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PC 환경도 제공하지 않고, 오로지 앱에서만 구동 가능한 은행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그럼에도 ATM 등에서 현금인출이 자유롭고 수수료도 없다.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해야 했던 송금 서비스 역시 문자 보내듯이 쉽게 보낼 수 있어 많은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간편한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고공성장을 기록하던 카카오뱅크. 그런데 최근, 이들 서비스의 간편함 뒤에 숨겨져 있는 불안요소가 표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세대출 피해 사건이다.

장점으로 내세운 빠른 대출, 빛 좋은 개살구인가?

간편한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운 카카오뱅크는 거의 모든 다양한 대출도 3일 이내, 길어도 일주일 이내에 심사가 끝난다는 빠른 대출을 적극 홍보하곤 했었다. 그런데 지난 7월 20일. 잔금일 직전에 전세자금대출 불가 통보를 내린 사례가 보도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비대면서비스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을 신청했더니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뜬금없이 엉뚱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은 이도 있고, 너무 많은 조회 탓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신용점수가 떨어져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는 전세자금대출 계약일을 3~4일 앞두고 부결 통보를 받은 이들이다. 당장 계약일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믿었던 은행에서 대출을 부결해 버리니, 위약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 처한 것.

문제는 이런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예견된 피해라고 말한다. 카카오뱅크가 아직 역량을 보유하지도 못했으면서 일단 수요가 많은 대출 서비스를 시행한 게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여신전문인력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런 기초적인 점도 제대로 준비를 못했을 정도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카카오뱅크가 3일 안에 전세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인데다가 피해자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에 금감원은 카카오뱅크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공모주 상장으로 성장세는 여전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역량에 대해 퀘스천 마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카카오뱅크는 7월 27일, 인터넷은행으로는 처음 청약을 마무리했다. 오는 8월 6일, 코스피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 청약에서 기록된 경쟁률은 182대 1. 청약증거금은 58조 3,020억 원이었다.

올해 청약이 진행되었던 다른 대형 공모주에 비하면 부진한 성과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인 인터넷은행이라는 점, 게다가 업력이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무시무시한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8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예정이다.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산업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기회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뒤에는 부작용도 있는 법. 비대면 시대에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반가운 사건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부작용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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