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 관심 높아져

최현종 기자 승인 2021.09.24 21:42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을 한가지 꼽는다면 바로 전기자동차일 것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제조 기업들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부 전기자동차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향후 이와 관련 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부품의 숫자가 매우 적어지는데, 그 부품들 중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바로 배터리이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전기자동차에 사용될 배터리가 늘어남에 따라 폐배터리가 늘어날 것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 역시 이 폐배터리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고 하나 둘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자동차 가격의 30~40%가 배터리 값이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는 고가의 부품이며 이 배터리를 생산할 때 원자재 값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귀중한 부품이다. 따라서 폐배터리를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닌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포드,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스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나서

실제로 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스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포드 전기차가 폐차된다면 레드우드 머티리얼스가 배터리만 따로 수거를 진행해서 그 안에 있는 리튬이나 니켈 등의 원자재를 회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SK이노베이션과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로 보내 새로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로 만들어서 다시 포드로 납품하는 형태이다. 이런 방법을 활용한다면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원자재 값을 줄일 수 있고, 이론상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만든 배터리 역시 신제품 배터리와 동일한 효능을 갖게 된다.

배터리의 재활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원자재 가격을 낮춤으로써 전기자동차의 가격 자체를 낮출 수 있는 핵심 공정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전기자동차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선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리튬이나 니켈 등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값은 1년새 적게는 33%에서 많게는 349%까지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포드뿐만 아니라 제너럴 모터스 역시 캐나다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함께 재활용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재활용 소재 일정량(2030년까지 4~12%) 사용 의무화 제도 도입

유럽연합(EU)에서도 자동차 업체들에게 새 전기자동차를 제조할 때 재활용 소재를 일정량(2030년까지 4~12%) 이상을 쓰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며 재활용 배터리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한화와 SK이노베이션 등과 협력하여 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재활용 배터리 시범 사업을 시작하여 배터리 소재 6만t씩을 매년 확보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GS건설,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도 폐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하는 실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자동차 보급 대수가 최소 1억 450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증가하는 전기자동차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배터리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배터리 원자재 보급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중요성 부각

현재 폐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해내는 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폐배터리를 부수어 나온 각종 금속 소재가 섞인 까만 가루에서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핵심 재료를 추출할 수 있는 양도 많아진다.

기존에 주요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의 경우 채굴 시 환경오염 문제가, 코발트의 주요 생산국인 콩고에서는 아동 노동 착취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기 때문에 채굴량을 급격히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인 상황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서 어떤 국가, 어떤 기업이 선두주자로 나서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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