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 포슈머리즘

이근영 기자 승인 2021.11.27 16:35 의견 0

[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세상엔 너무나도 다양한 물건들이 있고, 그만큼 갖고 싶다는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제품들이 넘쳐납니다. 돈을 버는 이유는, 돈을 쓰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비는 어떤 이들에게는 삶의 낙일지도 모릅니다.

‘소확행’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닌, 소비는 확실한 행복이라 말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소비란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소비욕구는 끝이 없고, 원하는 모든 것을 사기 위해선 너무나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됩니다.

최근 코로나 19 등으로 경제적인 상황이 악화되는 이들이 많고,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소비 행위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조차 늘어나고 있죠. 그러다보니 실제로 구매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찾는 보물찾기 놀이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속 보물찾기, 상품은 만족감?

실제로 구매는 하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거나 장바구니 기능, 위시리스트 기능 등을 통해서 갖고 싶은 목록만을 만들어나가는 현상을 두고 ‘포슈머리즘’이라고 말합니다. 구매 행위 자체보다는 구매하고 싶은 목록들을 찾고, 그에 대해 연구하고 검색하는 과정을 더 흥미롭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해당 물건을 갖는 것을 욕심내기보다, 온라인 쇼핑 자체를 오락의 한가지 형태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물건을 찾는 과정이 소비를 위한 수단일 뿐이겠지만 포슈머리즘은 온라인 검색 등의 과정이 수단 이상으로 기능을 하고 그 자체로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포슈머리즘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속적인 경제 침체, 낮아지는 취업률, N포 세대라 불릴 정도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라 보고 있습니다. 소비를 한다는 것은 재화를 소모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재화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죠. 하지만 취업도 힘들고, 경기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그로 인해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심지어 연애를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소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재화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들은 갖고 싶은 것이 있지만 구매하지 못하고, 그것을 찾아보고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하는 것입니다. 쇼핑 자체를 오락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아이쇼핑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특별한 현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점차 포슈머리즘이 나타나고 있는 사회의 현상황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갖고 싶은 것을 구매하는 것도 하나 둘 포기해가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갖고 싶은 모든 것을 구매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위해 투자하고 소비하는 것을 잘못된 행위라 지적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소비 행위조차 사치라고 생각하여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은 과연 그 물건을 찾아보고 검색하는 것 자체로도 즐겁기에 구매까지는 필요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양한 환경요인들로 인해 구매할 수가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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