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 될까? 몰락하는 배 될까? 퀵커머스(즉시 배달) 전망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5.15 06:49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빠르게 성장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퀵커머스’입니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분~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즉시 배송 서비스로,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선별한 신석식품과 생필품 등을 도심 곳곳에 위치해 있는 ‘마이크로풀필먼트’에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에서 배달기사가 픽업해 즉시 배달하는 형태입니다.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해주는 새벽 배송이나 당일 배송 등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지만 주문하자 마자 1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퀵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직접 장을 보는 것을 꺼려하게 된 소비자들이 퀵커머스를 통해 장을 보는 경우가 증가하며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퀵커머스의 급성장은 배달 플랫폼업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 2019년 처음으로 B마트를 론칭하여 7,000여 가지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며 많은 소비자들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B마트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만 30여 곳 이상의 마이크로풀필먼트를 두고 있으며 기업형 슈퍼마켓과 입점 제휴를 진행하는 등 사업 확대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외에도 쿠팡이츠 마트부터, 편의점업계의 퀵커머스 시장 진출, SSM과 백화점 등의 유통업체들의 진출이 본격화 되기 시작하며 퀵커머스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2025년 5조까지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진출함에 따라 출혈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나날이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니즈

사실 기존에 있었던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만 하더라도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빠른 배송 서비스였는데요.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더욱 빠르게 배송 받는 것을 원하기 시작했고, 특히 식재료를 신선하게 받을 수 있다면 배달비를 조금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등장한 퀵커머스는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퀵커머스 시장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마이크로풀필먼트를 구축해야 하고, 창고의 유지 관리비, 피킹과 패킹 직원 인건비가 고정적으로 필요하며 이로 인해 퀵커머스에 도전하였다가 중도 이탈하는 사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진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원활하게 퀵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만약 높은 진입장벽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니즈가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상황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배달음식이나 퀵커머스를 애용하던 소비자들은 점차 높아져가는 배달 서비스 비용에 불만을 갖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배달을 시키지 않고 다시 직접 가서 장을 보거나, 조금 더 일찍 주문해서 내일 배송을 받아보겠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소비자의 퀵커머스에 대한 니즈가 식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혈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바뀌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퀵커머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반대로 투자비용을 거두기도 전에 몰락하는 배가 될 수 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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