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없어져야 할 행태, 갑(甲)질에 관한 보고서

‘신사’로 널리 알려진 국민 노(老)배우의 갑질 논란
‘갑질방지법’의 도입으로 갑질에 대한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에 박차 가해야

유우주 기자 승인 2020.07.02 02:37 | 최종 수정 2020.07.02 02:4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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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 유우주 기자] 뛰어난 연기력으로 오랜 시간 안방극장 손님들에게 감동을 준 원로배우의 갑질 논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피해자는 배우 지망생 신분으로 원로배우의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밝히며, 최소한의 대우도 못 받고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자살 사건으로 인한 사람들의 공분이 식기도 전에 터진 또 한번의 갑질 사건은 그동안의 좋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노배우가 연루된 터라 그 충격이 더욱 크다. 

갑질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은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지, 또한 왜 이렇게 대중들의 분노를 유발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 모두가 피해자였거나, 피해자일수 있는 사건이라는 공감대 형성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는 사회적 반경안에 나보다 위치가 높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행동 하나에 나의 앞길의 명과 암이 드리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본인의 권력을 이용,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혹은 본인의 권력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갑질’이라 한다. 

공관병에게 끊임없는 사역을 지시해 갑질 논란이 됐던 공관병 갑질 사건, 자신의 차를 건드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가해 결국 죽음으로 이끈 강북 아파트 경비원 자살 사건, 자신의 기분에 따라 운전기사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가한 OO식품 명예회장, 가장 유명한 갑질 사건인 ‘땅콩 회항’ 사건까지. 

이런 사례들이 아니더라도, ‘갑질’은 우리들의 삶 곳곳에서 목격된다. 특정한 대상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실재하는 일인데다, 갑질 피해자의 경우 생계의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이 많이 일어난다는 점으로 인해 ‘갑질’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는 높을 수 밖에 없다.

현대판 ‘카스트 제도’를 막아라 

‘갑질’은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데미지를 주는 인권 유린 행위이다. 피해자들은 힘든 노동에 비해 처우가 좋지 않은 직군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힘든 직업임에도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갑질을 당하면서도 참을 수 밖에 없다. 

출처-크라우드픽
출처-크라우드픽

참지 않으면, 소중한 일자리를 잃게 되어 현재와 미래를 모두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거래처의 갑을 관계, 회사의 직책 차이 등으로 신분의 계급이 나눠지는 현대판 ‘카스트 제도’ 현상이 일어난다. 

법적으론 평등하지만,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는 피해자들은 심한 모멸감과 함께 생계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삶의 희망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듯, 암담함을 겪게 된다. 그에 따라 피해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계속된 입주민의 폭행과 협박으로 인해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경비원, 택배일을 하는 아버지를 돕다가 현금 3천원이 시발점이 된 다툼으로 아버지가 퇴직하자 모멸감에 삶을 마감한 택배기사의 20대 딸 등 수 많은 피해자들이 직접 폭행을 당해 다치거나 사망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게 ‘갑질’로 벌어지는 사건은 경범죄가 아니라 삶을 뿌리채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각 행정부처에서는 ‘갑질 근절’을 슬로건 삼아 갑질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고, 국회에서도 ‘갑질금지법’을 발의 하는 등 갑질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 힘쓰고 있다. 

‘법은 최소한의 윤리’ 사람들의 인식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갑질금지법’은 국회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려 표류되는 등 눈에 띄는 안전장치는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갑질’이라는 행위가 법적으로 규제하기에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고, 피해자가 직접 신고해야 하는 친고죄로 볼 수 있는데 역풍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결국, 사회에서 최대한 갑질을 근절하려면 법규 제정으로 인한 안전장치 마련과 함께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개선되어야 한다. 

고용인과 고용주는 노동과 화폐를 교환하는 거래자의 신분인 것이지, 화폐를 지급하는 쪽이 계급이 높은 인간이 아닌 것이다. 

흔히 갑(甲)이라 표현하는 고용주와 고객들은 고용인들을 ‘나 아니었으면 먹고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선민의식을 버려야 한다. 공공기관에서는 직장인 괴롭힘 방지 교육이 필수 교육 강좌로 선정되는 등 의식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 이후 교육으로 안되는 부분은 엄중하게 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법은 최소한의 윤리다’라는 말처럼 법규보다 먼저 수반되어야 할 것은 국민들의 윤리의식의 개선일 것이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사기업 그리고 ‘갑질’이 창궐하는 그 모든 곳에서 두 번 다시 가슴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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