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정말 무해할까?

김민진 기자 승인 2021.05.30 19:46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담배가 등장하면서 전자담배를 비롯한 전통적인 담배의 모습과는 다른 담배는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담배는 종류에 따라 그 해로움의 정도가 다른 것일까?

전자담배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

세계적으로 보면 담배의 종류는 무수히 많고, 전자담배 역시 브랜드나 조합에 따라 수많은 형태가 존재하지만, 오늘날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자 담배의 유형에는 크게 액상형과 궐련형 두 가지 뿐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있는 액상을 끓여 수증기를 흡입하는 것이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와 비슷한 형태지만 담뱃잎을 쪄서, 혹은 가열해서 피우는 식이다. 아예 연초와 궐련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담배도 있을 정도로 전자담배의 종류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전자담배가 많은 이들에게 활용되고 있는 이유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라는 믿음 덕분이다. 담배의 해로움을 인정하지만, 쉽게 끊을 수 없는 흡연자들이 해로움이 덜한 전자담배로 옮겨가고 있는 것.

실제로 전자담배를 피우는 이들 중 상당수는 금연보조제의 일환으로 전자담배를 피고 있다. 그렇다면 전자담배는 정말 담배보다 해로움이 덜한 걸까?

전자담배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은 해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독일연방위해평가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질을 연구한 결과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영국공중보건국에서도 ‘전자담배는 흡연보다 약 95% 덜 유해하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은 ‘일반 담배 대비 전자담배는 니트로사민이 5분의 1, 일산화탄소는 100분의 1만 발생한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사진 픽사베이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위험저감 담배제품으로 인정한 바 있다. 2014년 너트(Nutt) 연구진이 시도한 연구에서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95% 안전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용어는 다르지만 모든 해외 기관에서 주장하는 요지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일까?

담배는 담배일 뿐

여러 연구단체와 담배회사가 전자담배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인 보건기구들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와 다를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으며 보건복지부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전자담배의 연기를 직접, 간접 흡연했을 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전자담배를 위험 저감 제품으로 인정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정도. 세계의학협회, 미국질병관리본부 등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들 모두가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객관적인 연구지표는 없지만, 전자담배가 인체에 해가 된다는 증거는 명백하게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상술한 연구들 역시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닌, 패널들의 분석에 의존한 짐작으로 도출된 연구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전자담배만을 피는 이들의 소변 내 니코틴, 발암물질 함유량은 일반담배만 흡연하는 이들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반담배나 전자담배나 체내에 쌓이는 니코틴, 발암물질의 양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이들의 바람과 달리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일반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호의 측면에서 조금 더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어서 전자담배를 피는 것은 자유지만, 전자담배의 무해함을 주장하며 연기를 뿜어내는 일은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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