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속설 진실 혹은 거짓?> 복 떨어지는 다리 떨기, 정말일까?

김민진 기자 승인 2021.10.18 14:49 의견 0
사진 픽사베이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건강과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속설들도 제한 없이 퍼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세간에 널리 퍼져있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파헤쳐 보는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첫 기사는 어린 시절 무의식중에 행했던 습관, 다리 떨기에 관한 건강상식이다.

오랜 시간 비호감으로 인식된 다리 떨기

어린 시절, 학교나 집에서 무의식중에 다리를 떨어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은 다리를 떨면 복이 달아난다고 하여 아이들이 다리를 떨지 못하도록 했고, 학교에서도 다리를 떠는 아이들은 집중력이 없고, 산만하다는 꼬리표를 붙여 혼을 내거나 고치기를 권장하곤 했다.

이러한 어른들의 인식이 그대로 전해져서일까? 오늘날, 젊은 사람들도 다리를 떠는 이들을 진중하지 못하고 가볍다고 여기곤 한다. 실제로 한 소셜 데이팅 업체가 미혼남녀 3만 59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연인의 가장 싫어하는 버릇 2위로 다리 떨기가 꼽힌 바 있다.

온라인 취업 포털의 인사담당자 설문조사에서도 면접 시 감점 요인으로 다리 떨기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굳이 통계를 내지 않더라도 조금만 상상해 보면 다리 떨기가 그렇게 호감 가는 행위가 아님은 쉽게 알 수 있다.

내 연인이 지하철에서 다리를 떤다면, 혹은 내 자식이 책상에 앉을 때마다 다리를 떨면서 공부를 한다면 그 모습이 좋게 보일까? 아마 대다수 사람들의 대답은 ‘No’일 것이다. 다리를 떠는 행위가 금기시 된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의 행동이 진중해 보이지 않고 가벼워 보이며 산만해 보인다는 것. 하지만 이는 오로지 겉으로 보이는 외면에서 비롯된 인식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리를 떠는 행위는 신체에 어떤 효과가 있을까?


혈류 흐름과 관계 있는 다리 떨기?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한 연구팀에서는 건강한 젊은 남녀 11명을 대상으로 3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있도록 한 뒤, 양쪽 다리의 피 흐름을 측정하고 그 다음에는 한쪽 발만 1분간 발가락 운동을 하도록 한 뒤 피 흐름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실험 결과,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혈류량이 줄어드는 건 같았지만, 1분간 발가락 운동을 한 다리에서는 혈관내피기능 장애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혈류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 실험이 나타내는 바는 명확하다.

사진 픽사베이

다리를 주기적으로 움직여주는 것이 종아리와 다리의 혈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앉아서 생활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최근, 사람들의 다리 건강은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표적인 다리 관련 질환인 하지정맥류의 경우 다리 정맥이 부풀면서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병으로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혈전이 생기고 주변 피부가 검게 변하며 습진과 궤양 등의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이 하지정맥류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가 다리 혈류 흐름의 정체다. 게다가 심장의 움직임으로 피가 순환하는 동맥과 달리 정맥은 자체압력이 전혀 없어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혈류가 정체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오랜 시간 앉아있는 사무직들에게 다리 혈류 정체로 인한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데, 다리를 떠는 행동이 다리 혈류의 흐름을 증가시켜 각종 다리 혈류 질병을 완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불안을 의미하는 행위

다리를 떠는 행위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반대로 심리적인 불안과 관련된 질병의 증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실, 사람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할 때 특정 신체를 반복적으로 운동하는 행위를 하곤 한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치거나, 손톱으로 책상을 탁탁탁 소리나게 치는 것도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위다. 이런 행위가 이어지는 이유는 미세근육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뇌와 먼 신경, 즉, 다리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보장한다. 따라서 다리 떨기를 통해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집중과 반대로 불안한 경우에도 같은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 / 기사 이미지

다리를 떠는 것이 불안의 표현이 되는 경우가 많고, 틱장애나 파킨슨병의 징후로 나타날 수도 있다. 자폐증, 조현병 증세가 있는 아이들 역시 다리를 심하게 떨곤 한다. 정리해보면 다리를 떠는 행동은 과거 어르신들이 염려하셨던 만큼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고, 오히려 다리 혈류 흐름을 증가시켜 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다리를 떠는 행동이 건강에 좋다고 해도,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다리를 떨기가 쉽지 않다. 상술했듯, 다리를 떠는 행동이 불안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이미지나 첫인상이 안 좋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단순히 건강에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면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다리 건강이 걱정된다면 주기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고, 다리를 떠는 행동은 되도록 자제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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