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 NFT 게임, 대체 뭐길래?

김민진 기자 승인 2021.11.27 04:09 의견 0
※이미지 출처 : BBC 누리집 갈무리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게임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 중 하나다. 게임 캐릭터를 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최고의 그래픽 기술이 적용되고, 이를 화면에 빠르게 출력하기 위해 전산처리장치 역시 용량과 속도가 꾸준히 발전해 왔다.

거의 모든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콘텐츠가 게임인 만큼, 게임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나 개념이 빠르게 도입되곤 한다. 오늘의 주인공인 NFT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기술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NFT를 활용한 게임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체 NFT가 무엇이고, 이 기술이 게임에는 어떻게 적용된다는 걸까? 자세히 살펴보았다.

NFT가 뭐길래?

지난 3월 11일, 미국에서 ‘매일: 첫 5000일’이라는 작품이 약 785억 원에 팔렸다. 2007년부터 작업한 5000점의 작품을 하나로 이어 붙여서 만든 작품이었다. 한편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로 알려진 잭 도시라는 인물이 15년 전 트위터에 올린 최초의 트윗은 22일에 32억에 거래되었다.

32억에 거래된 트위터 창업자의 첫 트윗

이 두 건의 거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두 건 다 현금거래가 아니라 NFT 기술을 활용해 거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NFT란 대체불가능토큰이라는 뜻으로 Non-Fungible Token의 약자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다만 비트코인과 다른 점은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가상자산이지만, NFT는 이와는 완전히 반대로 자신의 고유한 인식값을 가진 가상자산이라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유한 디지털 자산이라는 뜻이다. NFT는 그 고유성 탓에 예술작품에 많이 사용된다.

앞서 예로 든 것처럼 하나의 예술작품의 NFT를 보유하고 있으면 그 예술작품의 소유권,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마치 11월 15일 9시 비행기 A-2 좌석을 예매한 사람은 딱 한 사람인 것처럼, NFT를 보유하면 디지털 파일에 소유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원천적으로 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품, 모조품이 나오기 힘들고, NFT 출처와 발행시간, 소유자 내역 등의 정보가 공개되어 추적도 쉽다. 분할로 소유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여러 사람이 하나의 예술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예술작품 거래에 주로 활용되어온 이 NFT가 이제는 게임업계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어떤 방식일까?

게임 아이템에 NFT가?

지금이야 게임 아이템을 사고파는 행위가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개발사가 나서서 게임 아이템 거래를 장려하고 있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게임 아이템 거래는 마치 불법적인 일처럼 여겨지는 행위였다.

하지만 오늘날 게임 아이템은 게임사의 주요 수익모델임과 동시에 게이머들에게도 당연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모든 거래와 수치가 디지털로 보관되는 게임 아이템의 특성상 위조나 변조가 쉽고, 상대방을 속이기도 쉽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드래곤
※이미지출처 : 구글플레이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게임 아이템 거래 초창기만 하더라도 특정 버그 프로그램을 활용해 게임 머니를 불리거나, 상대를 속여서 아이템을 뺏어가는 일이 꽤 많았다. 개발사의 노력으로 이런 범죄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해커나 불법 프로그램 역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NFT를 활용해 원천적으로 복사나 해킹을 방지하는 거래방식이 게임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위메이드, 펄어비스, 게임빌,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과 NFT를 접목한 한정판 아이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 제작 플랫폼을 만들어 게임을 하면서 NFT를 획득하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점차 확대되면서 이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나 NFT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미래를 이끌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NFT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
※이미지출처 : 유튜브 플레이 투 언 캡처

NFT, 단점은 없나?

NFT의 시작은 한때 대한민국을 들썩인 비트코인 열풍처럼 일종의 투자개념이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가 기업이나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 가치를 매기고 투자하는 것처럼 NFT는 예술작품이나 디지털 작품에 대한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사태로 알 수 있듯이 투자 형태로 시작된 기술은 과열될 여지가 다분하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나 게임 아이템의 실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오로지 시세차익을 위해 투기를 하는 이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인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NFT 발행을 할 때, 대상 파일에 대한 저작권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원작자가 모르는 사이에 단순 소비자가 NFT를 발행해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NFT를 활용해 785억 원에 거래된 ‘매일: 첫 5000일’ 작품
※이미지 출처 : 비플 트위터 캡처

그리고 원칙적으로 NFT는 디지털 파일에 대한 토큰이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 아이템이나 처음에 예로 든 트위터 창업자의 트윗 같은 경우, 원본을 지니고 있는 게임 개발사나 트위터 창업자가 삭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원본이 완전히 사라져버려서 가치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어마어마한 전력 소비를 야기해서 환경에 유해하다는 단점도 있다. 비트코인 채굴 덕에 컴퓨터 그래픽 카드 가격이 급상승한 것처럼 NFT 기술이 일상화될 경우 다양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여러 우려와 불안이 혼재되어 있지만, NFT 기술은 현재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NFT에 집중하는 게임기업들에 대한 투자러쉬가 이어지고 있고, 새로운 NFT 기반 게임도 속속 개발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NFT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언젠가 게임 아이템을 NFT로 거래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게임 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키 테크놀로지가 될 수도 있는 NFT의 미래가 기대된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