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힘들지만, 은행은 잘나가고 있다

최현종 기자 승인 2022.02.18 20:28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최근 수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가 어렵다, 전세계 경제가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든 견뎌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자영업자들 역시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고 견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 모두가 이용하고 있는, 은행입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지난해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민간 금융권의 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는데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익구조가 대부분 예대마진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수익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바로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의 차이에서, 즉 수많은 기업들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국민들이 힘든 시기를 견디기 위해 대출을 받게 되면 그 대출 이자로부터 나온 이익이 바로 은행의 영업이익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 그룹은 지난해 순수익을 14조 5429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전년 대비 34% 이상 증가한 규모이며 이 중 상당부분이 이자수익으로 이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민간금융의 공적 역할 강조

물론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그에 대한 이자를 받아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있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에, 대출 이자로 인한 실적이 역대 최대치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은행에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의 힘든 시기가, 은행에게는 오히려 높은 매출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이런 수익이 가능했다고 분석되고 있는 상황인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는 높아지고 있으나 예금 금리는 그에 비해 증가폭이 적다는 점 역시 은행이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기에 은행의 폭리를 막아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고 있고, 은행에 대한 불만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 이익 추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은행은 규제산업이고 과거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까지 은행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은행은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공적인 역할도 해야한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점을 지닌 이들에게 있어 은행이 과거를 모두 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국민들의 세금을 쏟아 부어서 살려주었는데, 그 세금을 퍼부었던 국민들이 어려운 시기엔 오히려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진다면 은행 역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일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권들 역시 최대 실적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코로나 시기에 많은 기업들과 자영업자 그리고 국민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을 하고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잠재울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금융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강해지고, 은행을 이용하는 것을 점차 꺼려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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