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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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8 07:27 | 최종 수정 2023.01.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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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21 뉴스 = 김지연 기자]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죠. 꿈이라는 것이 직업을 말할 수도, 동사가 될 수도 있기에 내 집 마련을 꿈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 집 마련이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이면서 동시에 어려운 일이라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네요.
보통 직장인들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월급을 모아서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를 구매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고액 연봉자나, 전문직 같은 경우에는 가능한 목표일 수도 있지만 30대 평균 연봉이 300만 원 중반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균’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 내내 모아야 겨우 3억 중반대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현실을 정부 역시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들을 만들어서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 정책의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 해당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요. 지원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아서 은행과 함께 집을 구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고생해서 아파트를 구매했을 때, 특히 신축아파트를 구매했을 때 감회는 남다를 것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지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신축아파트에 처음 입주하는 날은 인생에서 손꼽는 인상적인 날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신축아파트에 입주하는 이들은 그런 감정을 느끼기는커녕, 배신감 혹은 좌절감에 빠지고 있습니다.
신축아파트 벽면에 인분이 있다?
신축아파트에서 벽지가 찢어져 있거나, 현장 인부들이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쓰레기들이 발견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심지어 벽 안에 인분이 담긴 봉지들이 발견되기도 하죠. 이것이 과연 신축아파트인지, 아니면 한참 건설 중인 아파트 현장인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만약 자신이 입주한 신축아파트가 이런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설사에 항의를 하고, 누군가에게 따져보려고 해도 이미 계약금과 잔금까지 모두 지불한 뒤에 입주한 처지이기에 구매를 취소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입주자들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건설사에서는 입주자들의 항의에 영혼 없는 사죄의 말과 기계적인 반성의 답변으로 소비자들의 속을 뒤집어 놓을 뿐이죠.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건설사들은 최근 벌어지는 다양한 국제상황들이 겹쳐서 건설 일정과 예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변명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 변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오랜 기간 힘들게 모은 돈으로 신축아파트를 구매한 입주자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입주자들은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상태의 신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고, 이에 대해서 하자가 발생했을 때 반품을 하거나,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는 이들이에요.
그럼에도 건설 현장에서 이런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입주자들이 크게 반발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상술했듯, 계약금과 잔금까지 치른 상태에서 문제가 발견되기에 입주자가 이 사실을 미연에 알고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어요. 때문에 입주자들은 마냥 건설사를 신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죠. 아마도 이런 문제들이 계속해서 지적된다면 입주자들이 건설사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건설 현장에 매번 방문하여 자신이 살 집이 제대로 지어지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개입하며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도 안되는 행위들을 뿌리 뽑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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