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우리의 문제

김지연 기자 승인 2024.06.22 19:51 의견 0

[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우리나라가 초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차피 당장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테니까’, ‘다음 세대의 일은 다음 세대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문제이니까’와 같은 생각으로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고, 당장 내가 먹고 살 문제도 걱정인데 우리 사회가 걱정해야 하는 저출산 문제까지 자신이 신경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이다. 우선 저출산 문제는 당장 몇 세대 뒤에야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사회를 뒤바꿔놓을 수 있는 문제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이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고령자들을 위한 시설들이 확충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미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가정은 아이가 아플 때 방문할 수 있는 소아과의 숫자가 줄어들어 필요한 순간에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할 수도 있는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자신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지 않으니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은 매출에 당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시간이 더 지나게 된다면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다.

출산률이 줄어든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갈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는 침몰할 일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졌던 경기 침체만 하더라도 우리의 일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저출산 문제로 빠르게 후퇴할 우리나라 경제는 모든 국민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출산 방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 위험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남의 일이다’라고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왜 내가 낸 세금을, 자녀가 있는 가정에 혜택으로 돌려 주는지 억울해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기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해두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점차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고,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사라진 사회에서 더 이상 미래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이를 낳지 않고 자신의 삶에만 더욱 집중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의 경우 자녀 출산에 대해서 혜택을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출산 장려는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고, 이것은 자녀를 키우는 가정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일차원적으로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구성원들 전체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출산장려 정책 역시 사회구성원들 모두의 삶을 더욱 나아지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이유. 그것은 우리 사회가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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