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한국과 미국의 공통점은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 국가라는 것이다. 두 나라 모두 대통령의 성향이나 정치력, 능력에 따라 국가의 향방이 좌우되는 만큼 아주 기나긴 시간의 검증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최후에는 국민의 판단을 따른다.
특히 세계 최강대국이자 국제 경찰을 자처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의 경제, 정치에 영향을 미칠만큼 중요한 자리라서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의 인생과 정치성향, 추구하는 바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정치 엘리트로 살아온 삶
조 바이든의 본명은 조셉 로비네트 바이든이다. 올해로 만 78세를 맞이하는 인물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 대통령이다.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에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잇따라 사업을 실패하면서 11살 때 델라웨어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어렸을 때는 말을 더듬어 놀림을 심하게 당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끈기와 노력으로 극복하고, 시러큐스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와 변호사로 활동한다. 1972년. 만 30세가 채 안되는 최연소 나이에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당선 다음 날,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동시에 잃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1977년 현재의 부인과 재혼했다. 장남은 바이든을 따라 정계에 입문, 그의 정치적 후계자로 떠올랐지만 46세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떳고, 차남은 마약 중독과 탈세, 비리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 바이든에게 약점으로 꼽히곤 한다.
그의 비극적인 개인사와 달리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 그 자체였다. 특유의 털털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한 바이든은 1988년에 이르러서는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져 있었다.
꾸준히 인기를 얻을 정도로 이미지도 좋고 능력도 출중했지만, 임팩트가 없었던 조 바이든은 2008년, 엄청난 기세로 치고 올라온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밀려 사퇴했고, 그의 제안으로 부통령으로 함께 임기를 채워나갔다.
2016년에 오바마가 퇴임하면서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장남의 사망으로 깊은 슬픔에 잠겼던 바이든은 출마하지 않았다. 그리고 4년. 세 번째 대권 도전에서 바이든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발탁, 재선을 노리던 트럼프를 꺽고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이 된다.
민주당의 주류 의견을 대변하는 정치인
생애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조 바이든은 정치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 무려 40년 넘게 정치를 한 관록의 베테랑으로 한국으로 따지면 중도좌파의 길을 걷는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의견을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좋든, 나쁘든 민주당의 당론과 항상 같은 입장을 취해 왔기에 당과의 연계가 원활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아 민주당 의견에 휩쓸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우려를 표시하는 이들도 많다. 인권을 중요시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신봉하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친중성향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아들의 행보에 따른 가십에 불과하고, 바이든은 방송 토론이나 논평을 통해 중국의 폭거를 여러 차례 강도 높게 비난해온 바 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정책과 이념이 전 대통령인 트럼프와 완벽하게 대치되어 있다.
고립주의 보다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를 움직이려 하며 미국만의 이익을 고집하기보다는 많은 이들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트럼프와 정 반대되는 인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바이든은 취임 초기부터 아주 힘겨운 시간을 견뎌오고 있다. 전 대통령인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 흑인, 아시아계 인종을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과 혐오의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취임과정도 매끄럽지 않았고, 취임하자마자 미얀마 사태, 코로나 백신 등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될법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40년의 경력을 가진 정치 엘리트는 과연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미국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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