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 양덕춘 교수, 암과 노화 극복하는 기술개발 ‘머지않았다’

김지연 기자 승인 2020.05.02 16:52 | 최종 수정 2020.05.02 17:02 의견 0
사진제공 경희대 한방바이오(주)
사진제공 경희대 한방바이오(주)

[포스트21=김지연 기자] 첨단의료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세계 경제를 앞서 나갈 수 있다. 수출로 부(副)를 축적하고 나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위치를 공고히 다지게 된 것은 정부가 관련 의료기술을 개발할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이 통과되자 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 양덕춘 교수는 다짐했다. 대한민국이 최고의 의료기술을 보유한 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이바지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머나먼 암 정복의 길, NK세포 연구로 빨라질까

우리나라 남성 3명 중 1명, 여성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 수술과 항암치료로 생명을 연장하거나 완치 판정을 받는 환자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 양덕춘 교수는 NK면역세포치료제로 암 정복의 꿈을 키우고 있다. NK세포란 Naural Killer Cell의 줄임말로 ‘자연살해세포’로 알려져 있다.

가운데 양덕춘 교수
가운데 양덕춘 교수

암세포를 인식해 바로 제거하는 능력을 보유한 면역세포가 NK세포이다. 우리의 몸에는 하루에도 몇 천개씩 변이세포가 생성되는데 NK세포가 사멸시켜 건강을 유지한다. 치료 현장에서 암 환자 본인에게 채취한 NK세포를 체외 시스템에서 배양해 다시 정맥 주사하는 ‘NK세포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양덕춘 교수는 “나이가 들어 신체 기능이 노화되면서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암 발병 등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NK세포의 능력도 같이 저하된다. 이때 암에 걸릴 수 있다”라며 “NK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면 암 환자의 완치율이 수직 상승할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한국은 NK세포 관련 연구를 의약품 관련 분야로 취급해 임상시험 실시 등 제약이 많았다. 이에 양 교수는 첨생법 통과를 반기고 있다.

NK세포 배양, NK세포의 순수분리방법, NK면역세포 활성도 조사 기술개발, 천연물을 이용하여 NK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방법 등의 연구가 제약 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과 함께 ‘NK세포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노화에 따른 질병,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떠오른 줄기세포

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의 또 다른 주력사업으로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이 있다.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는 질환, 퇴행성관절염에 걸리기 쉽다. 자가면역성질환, 난치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전 세계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덕춘 교수는 “줄기세포를 응용한 치료는 매우 안전성이 높다”며 “첨생법의 통과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환경이 개선되길 기대한다. 자유로운 연구를 가로막는 장벽이 사라지면 곧 유효한 연구 결과가 쏟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는 줄기세포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줄기세포 분리 및 배양, 품질관리(QC) 등 관련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화장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줄기세포 세포배양액을 함유한 화장품은 피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우수해 주목받고 있다.

가격은 고가이지만 수요가 워낙 많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해외 수출로 국익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양 교수는 “천연물 소재를 줄기세포에 적용하여 줄기세포에서 분비하는 시크리톰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연구를 펼치고 있다. ‘천연물을 활용한 NK면역세포 활성방법’, ‘지방유래 줄기 세포의 천연물을 이용한 활성화’가 대표적이다”며 “특화된 시크리톰을 생산하여 고부가가치의 바이오 화장품 산업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적인 기술이 가장 세계적인 기술, 산삼 배양근 연구

경희대학교 한방바이오(주)의 경쟁력은 건강기능식품 제조 사업에서 시작됐다. 인삼 등 건강기능 식품을 제조하고 산삼 배양근 연구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며 경쟁력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 ‘산삼배양근과 황칠배양근 대량 생산’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쳐 주목받았다. 우리나라 산삼은 세계가 탐내는 건강식품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에 72억 원 규모의 1,200개의 배양근 세트를 제공하고 향후 10년간 일정 퍼센트의 지분과 러닝 로열티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과의 계약은 논의 중이다.

양덕춘 교수는 현재의 결과를 뛰어넘는 건강식품을 연구하고 있다. 인삼과 한약재의 특수 발효 및 변환 기술을 이용한 항암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 교수는 1977년 경희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인삼연초연구원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이 민영화되면서 2002년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훌륭한 성과를 발표해 경희펠로우로 선정됐으며(2013) 고황명예교수로 추대됐다(2018).

지난 2017년 인삼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세계인삼과학상(Gin Pia)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경희대 한방바이오(주)가 산학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 및 스타트업 기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남길 바란다”며 “대학의 기술지주회사로서 세계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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