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채화 김기철 화백, 전북 무주 최북미술관 특별전 ‘공예의 숨결’ 전시 성황리에 마쳐

구원진 기자 승인 2021.06.03 07:48 의견 0
석채화 김기철 화백

[포스트21 뉴스=구원진 기자]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가까이에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지 많은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다.”던 석채화의 거장 김기철 화백이 지난해 8월 한국화 명인으로 등재됐다.

훈훈한 소식과 함께 한해동안 작품 활동에만 매진해 온 김 화백은 최근 무주군에 있는 최북미술관에서 ‘공예의 숨결’ 특별전에 참가해 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의 예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석채화에 그의 정신과 숨결까지 담아낸 것이다.

‘공예의 숨결’ 특별전, 최북·유관순·안창호 등 인물화 전시

석채화의 거장 김기철 화백의 작품들이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왔다. 지난 5월 무주군 무주읍에 위치한 최북미술관에서 30일까지 ‘공예의 숨결’ 특별전을 연 것. 김 화백은 “코로나19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며 “화창했던 5월만큼 기분 좋은 전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북미술관 관계자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많은 이들이 코로나19의 답답함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또 무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많은 관람객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관람 규칙을 지켜줘 감사했다.”고 밝혔다.

김기철 화백 작품

지난해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하고 무방비 속에 확산되며 많은 사망자와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최고의 방역은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청결로 정립이 됐다. 게다가 올 초부터 백신접종이 진행 중이어서 각종 문화 예술 활동들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공예의 숨결’ 특별전에서 만난 김 화백의 작품은 최북을 비롯해 유관순, 안창호 등 위인의 초상화였다.

지난 한 해 작품 활동에만 매진해 온 김 화백의 인고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들이었다. 언제나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 실사를 보는 듯한 사실감, 손끝에서 탄생하는 정교함과 세밀함이 만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년, 만년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작품들이기에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 방문, 작품 감상 심취

석채화는 400년 전 인도에서 처음 시작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화법이다. 색이 변하지 않고 훼손이 없어서 보석화, 만년화로도 불린다.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캔버스에 풀을 바르고 그 위에 색색의 모래를 뿌려 그림을 그린 경험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 화백은 석채화를 위해 인근의 영동과 금산까지 발품을 팔아 마치 광물과도 같은 희귀한 빛을 발하는 돌들을 채집해 온다. 그리고 쇠 절구로 곱게 갈아 모래로 만든다. 큰 캔버스에 천연 접착제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돌가루를 뿌려 그림을 완성한다.

전시장 이미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12월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이 김 화백의 작품을 접하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색감과 빛깔 그리고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생생함에 감탄과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돌멩이도 다이아몬드 못지않게 아름답다”

김 화백이 석채화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40년이 다 돼 간다. 흔하디흔한 것이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에 매료 돼 석채화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귀히 여기는 보석도 광물, 일종의 돌이지만 김 화백이 주워오는 돌은 말 그대로 가치가 없는 광물이다. 얼핏 보면 빛을 발하는 것 같지만 오팔, 사파이어, 자수정과 같은 원물은 아니다.

왼쪽 김기철 화백 /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

김 화백은 걸어가다 채이는 흔하디흔한 돌도 보석만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고 이러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석채화를 시작했다. “돌멩이도 자연의 빛을 통해 바라보면 다이아몬드 못지않게 아름답다”면서 말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찾아가다 보면 세상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깨닫게 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내 안의 우울감과 열등감도 해소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회, ‘한국화 명인’으로 선정

김 화백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호주 시드니 빈센트 아트 갤러리, 하와이 컨벤션센터, 필리핀 한비 수교 55주년 기념전시회, 태국 파타야 호텔, 필리핀 국립 미술관, 인도 간다리아 아트리움 갤러리 등 많은 전시회에 참가해 한국의 미를 담아낸 석채화로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미술 대상, 인물 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해 8월, 한국문화예술진흥회가 인정한 한국화 명인으로 선정됐다. 현재 김 화백은 무주군에 위치한 무주 전통공예공방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무주 전통공예공방은 연 면적 3천267㎡의 규모로 현재 7명의 작가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무주군이 지난 2011년 공방을 열고 입주 작가들을 지원해 오고 있는 것. 김 화백은 “예술가들에게는 이러한 지원이 절실하다”며 무주군에 무한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지난 2011년 당시 참 어렵고 힘든 시기였는데, 무주군이 내밀어 준 손이 한 줄기 빛과 같았다”며 “이곳에 정착한 후로 오로지 작품 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소회했다.

더불어 “받은 만큼 베풀 수 있도록 후학양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가까이에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지 많은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는 김 화백의 깊은 뜻이 무주군 무주읍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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