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자본주의가 권장되고, 기업의 이윤추구가 당연한 일이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외면한 채 보다 많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니어들의 채용과 사회복지기관의 기부 등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는 기업이 있다.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60대에 달하는 사회적 기업, ㈜밀알모션베드다.
4개동 공장 준공으로 사세 확장, 지속성장 전망
겨울의 초입을 알리는 지난 12월 17일. 파주시 인근에서 ㈜밀알모션베드의 공장 준공식이 열려 화제가 됐다. 470평 부지에 총 4동으로 건설된 공장 준공식에는 파주시의회 의장 등 지방자치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공장 준공은 사세 확장을 알려주는 유의미한 행사로 이 기업이 업종전환을 한 지 3년 만에 이룩한 쾌거였다.
이미 지난 11월에 건축물대장 등 서류 작업이 모두 완료되어 서류상으로는 공장이 건립된 지 오래였으나, 실제로 준공식을 마치며 완공된 공장이 가동되는 광경을 보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이라고 ㈜밀알모션베드의 김면식 대표는 말한다.
“공장이 준공되었다는 건 당사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와 같습니다. 저희 제품을 찾아주시는 많은 고객들과 함께 땀 흘려 일한 직원들 덕택에 사세 확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라는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알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밀알모션베드는 언제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선 기업이다. 많은 사회적 가치 중에서도 김면식 대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시니어 채용. 그들이 그간 쌓아온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대부분의 직원은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의 시니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직원들 평균 연령이 60대로 매우 높기 때문에 일일 근로 시간은 4시간으로 고정된 상태이며 대기조까지 운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만큼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다.
특화된 경력 시니어로 구성 된 조직력 눈길
시니어들은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던 이들인 만큼, 사고의 폭이 넓고, 적어도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만큼은 장인에 가까운 기술력과 책임감을 보여준다. 애초에 직원들의 경력을 십분 살려 조직을 꾸린 덕분에 시니어들은 자신이 잘하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평생 행정을 도맡은 시니어는 행정을, 평생 제조를 해왔던 시니어에게는 제조를 맡기는 식이다. 철저한 분업화를 통해 조직을 탄탄하게 구성한 결과 매년 기록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시니어로 구성된 기업이라고 하면 온라인이나 이커머스 시장에서 약점이 있을 거라는 편견 섞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이커머스 매출과 오프라인 매출이 비슷할 정도로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시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하고, 아울러 지역 사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시니어 취업에 대해서도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바람직하게 실현하는 롤모델 기업으로 알려진 이유다. 이미 2019년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계속해서 60대 시니어들을 위한 기회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어 지방자치 관계자들의 성원도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이유가 사회적 가치의 실현에 있다고 믿고 있다.
지금도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다양한 사회복지기관에 기부를 행한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시설에 갇혀서 생활해야 하는 폐쇄된 사회복지기관 시설에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건강에도 좋은 콩으로 만든 초콜릿을 대량 기부한 바 있다. 수익이 늘어날 때마다 일정 금액 이상을 현금으로 기부하는 활동도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의원, 내과 등 신설병원 수요처 증가···. 온라인 이커머스 매출도 상승 추이
㈜밀알모션베드는 전국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가구업체다. 주요제품인 모션베드는 말 그대로 매트리스가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한 특별한 침대로 직접 눕는 매트리스 프레임에 움직임을 주어 더욱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게끔 제작된 제품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침대가 움직일 수 있어서 편안한 휴식이 간절한 직장인들에게도 효과적이지만, 요양원이나 병원 등 몸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선사한다. 실제로 현재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한의원이나 내과를 비롯한 신설 병원들이다.
“저희 제품은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자파 적합인증(KC)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친환경 등급으로 인정받은 EO 등급의 목재 프레임을 사용합니다. 모터 역시 2만 번의 테스트를 통과한 일반제품과는 다르게, 10만 번의 테스트를 통과한 리치맷코리아 모터를 활용해 최고의 제품을 자랑하죠! 사용자가 리모콘 조작 만으로 직접 세밀하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안락한 맞춤형 수면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가정집에서도 TV나 영화 시청, 휴식, 혈액순환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침대의 형태를 변환해 사용할 수 있어요.”
가정용 의료침대 혹은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VIP 병원침대로 알려진 모션베드는 환자의 특성과 체형을 고려한 휴식환경을 제공해준다. 수많은 형태의 환자가 방문하는 요양원과 병원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편안한 휴식이 간절한 산모들이 많은 산후조리원 역시 마찬가지. 침대의 형태를 환자에 따라 변환할 수 있다는 특징에 힘입어 연일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고공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19로 매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시기에도 1년에 3.6배의 성장을 보여줬을 정도다. 이미 목전에 다가온 초고령화 시대에 의료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목회자 신분의 CEO ㈜밀알모션베드 김면식 대표
“이순간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밀알모션베드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지만, 김면식 대표는 기업 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혼자 누리기보다는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려고 노력 중이다.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도 시니어 채용 수를 늘리고, 수익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기부 러쉬를 이어간다.
김면식 대표의 직함은 ㈜밀알모션베드의 CEO지만 개인적으로 16년째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그가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마흔이 되었을 무렵. 젊은 시절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당시 아내가 조금 속상해 했습니다. 사업을 2번 실패하고 세 번째 사업이 이제 막 성공가도에 올라서 돈을 벌 때였거든요. 아내에게는 미안했지만, 목회자의 길은 젊은 시절 저와 하느님과의 약속이었습니다. 돈이야 또 벌면 되지만, 신학은 그때가 아니면 배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요양원 예배를 다니며 목회자로서의 활동에 충실한 김면식 대표는 언제나 현실에 집중하며 살 것을 교인들에게 당부한다.
그래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문구는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는 것. 당장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김면식 대표의 지론이다. 그래서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그는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총 2번의 부도로 사업이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담대하게 위기를 헤쳐나갔다.
“원래 가진 것 없이 시작했으니까, 망해도 원점으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시작했습니다. 뭐든지 마음먹기 달린 것 같아요. ‘잃었다’라고 생각하면 아픔이지만, 그냥 왔다가 가는 거라고 생각하면,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에요. 뭐든지 가진 걸 지키려고 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 가는 게 더 쉽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그게 가장 좋은 거죠.”
오늘도 시니어들과 공장에서 모션베드를 만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면식 대표. 오늘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그의 신념이 ㈜밀알모션베드의 고속성장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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