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의 위협, 스태그플레이션

이근영 기자 승인 2022.07.14 09:35 의견 0

[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직장인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있습니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라는 말이죠. 실제로 물가는 매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물가가 어느 정도 속도로 상승하는가에 따라서 경제 지표들 역시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끊임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로부터 점차 안정화를 되찾아감에 따라 비교적 낙관적으로 출발했었던 세계 경제는 지난 2월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제봉쇄 조치, 신흥국의 금융위기 등의 대형 변수들이 순차적으로 발생함에 따라서 더 이상 안정적으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요.

이런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실업률과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긴장해 있는 상황입니다. 즉 경기는 침체하고 있는데 반대로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인 것이죠. 일반적으로는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경기가 성장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경기가 하락한다고 보는 것에 반해,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도 상승하고, 실업률도 상승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도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

올해 초에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었지만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서 ‘슬로플레이션’ 우려가 처음으로 제기되었고, 그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은행(WB)에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경고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지난 3월 이후 Fed의 물가 목표치의 4배 이상을 웃도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 경제 역시 작년 1분기 18.3%의 성장률이 올해 1분기 4.8%로 급락하였고 경제봉쇄 조치가 집중된 2분기에는 더욱 부정적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부존 자원이 있는 국가들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사정이며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로 인해 그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유로 경제 역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10%대로 상승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스태그플레이션이 더욱 위협이 되는 이유는 정책대응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만약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더욱 경기가 침체될 수 있으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금리를 내리면 물가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닥칠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기는 하지만 전세계가 올 초에 그런 입장을 취하다가 현재의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우리나라 역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S의 위협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