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학습 vs. 종합적인 성장: 고등학생 자퇴 증가의 교육적 성찰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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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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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최근 강남과 송파 등 서울 지역에서 고등학생들의 자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자퇴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학교에서 내신 관리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자퇴를 한 뒤 수능시험을 통해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전략적인 이유로 보인다.
실제로 2018~2023학년도 대학알리미 공시 분석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반고 1학년을 재학 중에 학업을 중단한 학생의 숫자가 2021학년도 5,015명에서 2023학년도에는 8,050명으로 약 60.5%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은 결국 더욱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과연 좋은 현상일까? 학교라는 곳은 단순히 수능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학교는 학문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사회화를 위한 장소이다. 이곳에서 자기 또래의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고 생활하는 것,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경험하고 이를 이겨내는 것으로 우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들을 무시한 채 오로지 더욱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더욱 좋은 대학으로 가기 위해서 효율성만을 추구하게 된다면 학교는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능 성적은 좋지만 또래와 대화하고 함께 어울리는 것이 낯설고 어려운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게 될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범죄들 중, 상당수가 사회 부적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한 사례들이 많이 발견된다.
교육의 목적과 미래 위한 선택, 학교에서의 성장과 사회성 향상
이들이 만약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다면, 이런 반사회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학교와 교육자들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교권이 추락해서 교사들은 더 이상 스승이 아닌, 교육 서비스 제공자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의 교육 인프라는 빠른 속도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학교가 하는 사회화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계속해서 효율성만을 추구하게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고, 현재 겪고 있는 상황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의논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 역시 우리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전략을 세워서 좋은 수능 성적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인지, 아니면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을 만들어 주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학교를 벗어난다는 것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시간을 활용해서 더욱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보호 받고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사회에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벗어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인지 고찰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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