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말이 있다. 바로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다. 퍼거슨 감독이 한 말로 SNS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SNS가 녹아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한 뒤에 친구들이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비롯해서 다양한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부터 어디에 여행을 다녀 왔는지, 최근 어떤 심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 등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 떨어져서 지내더라도 최근 근황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들은 SNS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고 해서 떨어져 지내는 느낌을 받을 필요가 없고, SNS를 통해 서로의 일상에 대해 공유하고 근황을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지방 사람들이 서울로 취직을 하게 되면 친구나 가족들과 소통하기가 힘들었지만, SNS의 발달로 거리에 상관없이 손쉽게 연락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채팅과 온라인 모임 플랫폼의 보편화로 실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심층적인 대화와 교류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하지만 반대로 SNS의 단점 역시 심각하다.
기성 세대들과 현재 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비교’일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친한 친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별로 친하지 않거나 대화를 많이 나누어 보지 않았던 친구가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념일에 무슨 선물을 받고 어디로 여행을 갔는지, 이번에 승진을 했는지 등 세세한 정보까지 알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기 보다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만족하면서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의 비교 문화, SNS와 현대인의 심리
하지만 최근 세대들을 보면 자신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 심지어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까지 쉽게 알 수 있으며 그들의 삶에 비해 초라한 자신의 삶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누군가는 한 끼에 수십만원이 넘는 식사를 하고, 수백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선물 받고 있는데 자신은 10,000원짜리 국밥을 먹고 있고, 몇만원 짜리 상품권을 선물로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자신은 왜 이렇게 불행한지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한지 한탄이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현재 세대들은 자신의 삶을 수천, 수만 명 이상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비교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그 비교 대상이 너무나 넓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SNS가 대중화되기 이전에는 비교의 대상이 기껏 해야 자신의 친구들, 혹은 부모님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가 되었다면 최근에는 비교의 대상이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어차피 다른 이들에 비해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연애도, 결혼도, 취업해서 열정적으로 사는 것도, 아이를 낳는 것도 모두 포기해가고 있다. 어차피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자신 혼자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처지만을 탓하는 이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비교를 통해 자신이 조금 더 우월한 위치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경쟁이고 성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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