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설 운영의 경제적 측면, 수익 추구와 봉사의 균형

최현종 기자 승인 2023.10.26 12:28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어떤 시설이라도 운영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만약 충분한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하게 된다면 해당 시설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의료시설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보건소를 제외한다면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그리고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개인 병의원들 역시 모두 수익을 거두어야만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의 경우 의사에 대해서 그리고 병원이라는 의료시설에 대해서 수익을 추구해서는 안 되고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봉사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직업이라도 자신이 노력한 것만큼 돈을 벌기를 원해서 갖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특히나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많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많은 보상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이다. 그리고 이런 심리들이 모여서, 비교적 일이 쉬운 곳, 혹은 많은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곳이 선호되고 있다. 피부과처럼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여는 곳을 선호하는 의사들이 많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소아과와 같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아닌데다가 근무하는 환경 역시 좋지 않은 곳은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소아과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의료시설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방문하는 몇몇 극성 맞은 부모들 때문에 의사들은 소아과에서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소아과의 숫자는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아이가 아플 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사람들은 의사들이 수익을 좇는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만큼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료시설과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

그렇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큰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비난 받아야 하는 일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확언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이 곧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곳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더욱 좋은 직업을 갖고자 시도하고 있다. 의사들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물론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이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들 역시 기본적으로는 직업을 갖고 일하고 있는 것이고,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의 역할에 책임을 다함으로써 그만큼 대우 받고,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의사에 대해서 친절한 의료 서비스를 해줄 것을 강요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대로 행동하면 될 것이다. 친절한 서비스, 뛰어난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해 준다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그곳을 찾아갈 것이고, 해당 의료 시설은 많은 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이라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게 될 것이다. 이는 고객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제공 받는 서비스에 대해서 충분한 가치를 지불하고 있다면 소아과 뿐만 아니라 기피 대상인 진료과에서도 의사들은 더욱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반대로 충분한 가치를 지불하지도 않고, 오히려 의사들이 근무하는 것을 힘들게 만든다면 당연히 하나 둘 떠나갈 것이고, 미래에 해당 진료과를 선택하고자 하는 의사들 역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줄여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더욱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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