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의 벽, 현대 직장에서의 'Elder'란?
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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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21:01 | 최종 수정 2024.07.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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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Elder라는 표현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보통 장로급을 의미하는 ‘Elder’는 수많은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 주는 우두머리들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Elder라는 의미는 조금 그 뜻이 달라지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연차에 따라 그리고 업무 성과에 따라서 승진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수평적인 조직을 지향하며 직급을 모두 없앤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직급체계를 선택하고 있고 그에 따라 조금씩 명칭은 다르지만 서로의 직급을 구분하고 있다. 직급이 중요한 이유는 직급을 통해 상대방이 얼마나 연차가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고, 직장인들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훈장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직급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 마다할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순조롭게 승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동안 근무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팀장, 부장급이 될 동안 누군가는 과장, 차장 직급에 머무르게 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승진을 하지 못한 채 만년 대리, 과장, 차장 급으로 머무르는 이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Elder’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승진이 누락된다면, 그래서 같은 동기들보다 혹은 후배 직원들보다 직급이 낮아지게 된다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그 회사를 나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곳보다는,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 입장이 된 이들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곳을 쉽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
'Elder'의 딜레마···. 직장 내 만년 직급자의 현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동안 쏟아 부은 시간들이 아쉬워서, 이미 연차가 높아진 자신을 받아줄 다른 회사가 있을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런 다양한 걱정들로 인해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갈수록 점차 탈출을 포기하고 지금 자신의 직급에 만족하고 최대한 회사 내부에서 버티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문제는 Elder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승진이 누락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회사의 방침과 맞지 않았기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서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은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방향성이 맞지 않는 직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회사는 연차가 높아져 많은 연봉을 줘야 하는 직원들을 계속해서 고용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방향성에 맞는 그러면서 더 적은 연봉으로 고용할 수 있는 신규 직원들을 채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Elder들로 인해 회사는 그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동행을 계속해야만 하다. 그 동행을 지켜보고 있는 주변 직원들 역시 눈치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팀장 밑에 만년 차장급 직원이 있다면, 일을 지시하는 팀장도 그 지시를 받는 차장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변 직원들도 모두가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Elder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다. 지금와서 사회로 다시 나가기에는 재취업도, 창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그리고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가정이라는 무게 때문에 말이다. 그 현실의 무게감이 점점 Elder들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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