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의 덫, ‘혐오 발언과 인터넷 실명제의 논쟁’
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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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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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우리는 현재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젠더 갈등으로 인해 이성에 대한 혐오성 발언을 하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유명인인에 대한 혐오성 발언 역시 과감하게 내뱉는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익명성에 숨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익명성에 숨어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들은 예전부터 있었다.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악플을 남기면서 자기만족을 하던 사람들의 경우 악플러들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고소를 진행하고, 자신들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었을 때 곧장 자신의 잘못을 빌고, 용서해줄 것을 애원하였다. 그들이 만약에 자신의 혐오성 발언에 대해서 당당했다면 굳이 익명성에 숨어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을 테고, 그러다 보니 정체가 들통났을 때 ‘장난으로 한 것이었다’, ‘이렇게 심각해질지는 몰랐다’고 회피성 발언을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심각해지다 보니 사람들은 인터넷 실명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이유 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책임감 없이 행동하는 이들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게 된다면 오히려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자유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들도 존재한다.
실제로 인터넷 실명제를 시도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댓글을 남겨야만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남기는 것을 꺼려할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혐오성 발언들을 방지하고자 하는 움직임들도 드러나고 있다.
익명성의 그림자, ‘혐오 발언과 책임 회피의 문제’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등 비방의 대상이 되기 쉬운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뉴스 기사에서는 뉴스 기사 댓글을 달지 못하게 방지하고 있고, 비방이나 욕설 등의 댓글을 검열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 어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막는 행위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책임감 없는 이들이 내뱉은 혐오성 발언으로 인해 상처 받고, 심지어 되돌릴 수 없는 선택까지 하게 되는 이들의 모습을 본다면 이는 최소한 안전을 위한 울타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른 이들에 대해서 혐오하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 아마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에 대한 부러움, 열등감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남이 잘되는 것은 배가 아프고, 잘못되는 모습을 보면 꼴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사실 사람이기에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웃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라는 존재는 주변 사람이 잘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이 쉽지 않은 존재이다.
문제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과, 그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서 표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도 익명성이라는 무기에 힘입어 자신의 속내를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익명성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익명성으로 잠시 자신의 잘못을 숨겨놓을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평생 자신의 잘못을 감출 수는 없다.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큰 죗값을 치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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