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어향원 정가량 대표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어향원 정가량 대표가 본지로부터 ‘2024 한국을 빛낸 인물 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정가량 대표가 70년 전통의 중화요리 전문점을 3대째 운영하며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를 유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여되었다. 또한, 그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저소득층 어르신과 장애인에게 매년 자장면을 무료로 대접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정 대표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어향원의 중화요리 역사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밀키트 제작과 판매를 계획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 방침으로 한국의 중화요리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수상”, 도움 주신 이에게 감사의 인사 전해

이제 막 동이 트는 이른 아침, 경북 경주시 서부동에 있는 중화요리 전문점, 어향원의 불이 밝게 빛난다. 70여 년 전, 처음 어향원의 문을 열었을 때부터 하루도 변치 않고 이어져온 풍경이다. 경주의 대표 맛집이자 70년 전통의 화교 중식당 어향원은 1950년대 제1대 정세덕 대표가 창업한 이후 2대인 정승례 대표를 거쳐 3대 정가량 대표에게로 이어진 음식점이다.

미화반점이라는 이름이 어향원으로, 작고 허름했던 실내는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탈바꿈했지만, 그 안에서 음식을 만들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어향원 식구들의 손맛은 변함이 없다. 지역사회의 명소로 주민들과 상생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어향원의 행보에 포스트21 뉴스는 ‘한국을 빛낸 인물 대상’을 수여했다. 정가량 대표는 수상 소식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금의 어향원이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직원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잊지 않고 어향원을 찾아주시는 손님들, 어향원을 지역의 자부심으로 생각하며 주변에 추천해주는 지역 주민들까지.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향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요리의 비결은 언제나 기본”

대만식 우육면, 가지만두, 새우샤오롱바오 등 전통 중화요리를 대표메뉴로 서비스하고 있는 어향원은 정가량 대표가 어릴 때부터 전국에서 많은 중화요리 전문가들이 음식 조리를 배우러 찾아온 중화요리사 양성소로 유명한 가게다. 아버지인 정승례 대표와 할머니 손지매 대표는 물론, 할아버지 정세덕 대표는 중화요리계의 큰 어른으로 인정받고 있고, 외가쪽에는 1970년대 1세대 화교 요리사로 국내에 중화요리를 전수한 외삼촌, 왕수인 셰프가 있다.

어향원

중화요리와 함께한 가족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화요리 대가들 속에서 요리 조기교육을 받으며 자란 정가량 대표는 경희대학교 조리학과에서 공부했고 경험을 쌓은 뒤 10여 년 전, 경주로 내려와 가업을 잇고 있다.

대가들에게서 요리를 배운 정가량 대표. 그가 선배들에게서 배운 요리의 비결은 언제나 기본이었다. “신선한 식재료와 노력한 요리사의 실력. 이 두 가지가 요리의 전부입니다. 레시피는 있지만, 이 레시피를 안다고 해서 어향원의 맛을 따라할 수는 없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저희는 매일 그날 사용할 만큼의 재료만 구매합니다. 오랜 세월 인정받은 요리사들이 직접 조리하고 있죠. 언제나 기본에 충실한 것. 그게 어향원 맛의 비결입니다.”

저소득층 어르신과 장애인을 위한 따뜻한 자장면 나눔 봉사

최소한의 MSG로 중화요리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 중화요리의 대명사 어향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레스토랑 가이드인 블루리본 서베이에 3년 연속 선정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 지정을 받기도 했다.

70여 년 가까이 한 지역에서 영업을 이어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에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기 위한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매년 가정의 달인 5월이 되면 저소득층 어르신과 장애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장면을 무료로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의 약 2년을 제외하면 어향원이 지금의 자리에서 오픈한 뒤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진행하는 뜻깊은 활동이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길을 고민하다가 진행하게 된 봉사활동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도움과 사랑이 없었다면 어향원이 70년 동안 이어질 수 없었을 거에요. 변치않고 믿음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지역 주민들의 고마움에 대한 조그마한 보답입니다.”

정가량 대표는 현재, 전국 어디서나 어향원의 맛과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밀키트 제작을 준비 중이다. 70년 전통의 손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부응하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어향원이 진정한 백년가게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