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유행어라는 것은 특정 유명인이 자주 사용하거나,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는 말들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유행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정확히 어원을 모르는 유행어들도 상당수 있다. 그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까 사용할 뿐, 그 어원이 어디에 있는지, 누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유명인들이 사용해서 유행하게 된 유행어의 경우는 약간 사정이 다르다. 누가 사용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게 되었는지 자체가 함께 유명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장원영의 ‘럭키비키’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원영적 사고 방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탄 ‘럭키비키’라는 유행어는 과도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대해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유행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SPC에서 럭키비키라는 단어를 자사 상품에 활용하는 과정에 있어서 유행어를 만들어 낸 당사자인 장원영에게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활용하게 됨으로써 많은 팬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었다. 누가 사용한지 모르는 유행어라면 몰라도, 대상이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허락도 구하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한 것은 상표권 침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유행어라는 것이 정말 상표권이 있는 것일까?
상표권이라는 것은 애초에 법적으로 상표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생겨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상표 등록을 위해서 아직 만들어 지지 않은 제품의 상품 등록을 미리 해놓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다. 즉, 법적으로만 따진다면 상표권에 대해서는 유행어를 사용한 연예인이 그 유행어를 따로 등록해두지 않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유행어 논란, 법적 해석보다 중요한 소비자 신뢰
하지만 사실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법적인 해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기업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행어를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그 자체에 대해서 분노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만약 럭키비키라는 단어를 개인이 블로그 제목에 사용했다거나,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아무도 그들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명확하게 영리적인 목적을 가지고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단기간 이벤트 같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장기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마땅히 해야할 도리에 대해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비난을 받게 만들었다.
이런 부분들을 보았을 때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 그리고 이미지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기업은, 굳이 지불할 필요가 없는 보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보상을 지급하고 보답한다.
그런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게 되고, 그만큼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높아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착한 마케팅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기업들은, 꼭 줘야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법리적인 해석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고민하고 행동방침을 결정한다.
유행어에 대한 상표권 논쟁은 사실 법리적인 해석보다는 이런 부분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대한 해석 실패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보는 이유이다. 앞으로도 수많은 유행어들이 나올 것이고, 기업들은 그 유행의 흐름을 타기 위해서 유행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그 과정에 있어 더욱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사례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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