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미국은 태생부터가 민주주의를 품고 있는 나라이기에 전 세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처럼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평등과 복지, 정의라는 민주주의의 가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결국 대선에서 패배하여 대통령에서 물러난 트럼프지만, 아직도 미국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의 발언에 주목하는 언론이 다수 존재한다. 이단아 같은 인물, 트럼프의 매력은 대체 뭘까?
백신 독려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트럼프
지난 3월 초. 미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한 전직 대통령들의 광고가 방영되었다. 이미 모든 성인이 맞을 충분한 백신을 확보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30%에 달하기에 정부차원에서 행해진 광고였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는 물론 96세가 된 지미 카터까지. 살아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이 백신을 맞으며 국민들에게 백신접종을 독려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이끌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장은 14일,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신접종을 독려하길 권유했다. 그는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자에게 엄청난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가 백신 접종을 권유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트럼프는 백신 접종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 1월, 트럼프 본인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본인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국민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지 않는 것은 정치를 떠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져버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한다.
임기 내내 이어진 파격에 파격 행보
이번 백신 사태만 되돌아봐도 충분히 가늠이 되지만, 사실 트럼프는 언제나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곤 했었다. 국경이 인접한 멕시코에는 장벽을 쌓겠다는 발언을 했고, 한국에는 갑작스레 엄청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
전 세계인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파리기후협약도 공식 탈퇴했으며 중국, 북한과는 전쟁을 암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성사해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아수라 백작처럼 상반된 행보. 트럼프는 임기 내내 이처럼 극과 극 사이에서 외줄을 타는 형식의 행보를 보였다.
그의 기행 아닌 기행이 타고난 성정으로 인한 것이라 해도, 퇴임한 지금까지도 트럼프가 몰락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여전히 미국 전역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기적이지만, 내 지갑은 빵빵해 졌으니까...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일단 국민들의 지갑을 빵빵하게 해 줬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세금을 돌려줬고, 외국인들에게 빼앗기던 일자리도 미국 국민들에게 돌려줬다.
경제가 살아나면서 달러 가치가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미국인들의 삶의 질 역시 높아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여기다 날이 갈수록 파격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제어할 유일한 키가 트럼프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현재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분쟁을 피하기 위해 중국의 폭거를 눈감아 줬지만 트럼프는 전쟁을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중국을 압박했었다. 이러한 트럼프의 모든 행보가 미국의 이익만을 원하는 다소 이기적인 행태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혜택을 받는 건 미국민인 자신들이니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상생과 정의, 협력과 연대라는 가치에는 맞지 않지만, 적어도 실생활에서 내 편이면 엄청나게 든든한 사람. 트럼프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미국민들의 인식이다. 개인적인 문제가 있고, 코로나 국면에서 삐끗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위한 최고의 대통령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원하는 이익이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인 평등과 정의를 훼손하면서까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상반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의 여론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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