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김민진 기자] 2020년 11월 3일. 미국의 59번째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보수파인 공화당에서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고, 진보정파인 민주당에서는 기나긴 경선 끝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후보로 확정되었다.
대부분의 대통령 선거가 그렇지만 이번 미국의 대선 후보들은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오늘은 미국의 대선후보, 바이든과 트럼프를 비교하며 그들의 지지층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경력부터 정책, 지지층까지 겹치는 구간이 하나도 없다. 바이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 베테랑으로 분류되지만, 트럼프는 4년 전 대통령 당선이 본격적인 정치인생의 시작이다.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결국 대통령 후보에까지 오른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반짝 스타처럼 대선 후보로 나와 당선이 된 인물이다.
오바마와 정치적 궤를 같이 하는 바이든은 성 소수자, 기후문제, 난민문제 등에 포용적인 정책을 선보이지만, 트럼프는 지난 4년의 여정이 보여주듯,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중요시하고 성 소수자나 난민에 대해 가혹하며 인종 차별적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성향 탓에 두 후보를 지지하는 층 역시 확실하게 갈린다.
민주당의 기성 정치인 대표하는 바이든
바이든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계승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부터 그의 정책을 함께하며 성 소수자와 블루칼라라고 명명지어진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안정적이고 경륜있는 정치인생을 통해 흑인과 이슬람계 등 각계각층의 지지를 고루 받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을 바탕으로 지난 3월에는 민주당내 경선에서 슈퍼 화요일이라는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샌더스를 앞질렀다.
이후 샌더스가 경선을 포기하고 바이든에게 지지선언을 하면서 유일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 많은 이들의 지지선언을 받으며 진보 표심을 결집하고 있다.
여러 모로 전통적인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과제는 남아 있다. 기존 민주당 유력후보였던 샌더스가 지지선언을 했지만, 바이든은 아직 그를 지지하던 이들의 신임을 얻지는 못한 상태다.
기성 정치세력의 안에서 성장한 바이든은 샌더스가 지지층에게 사랑받았던 정치혁명, 새로운 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연 무난하고 안정적인 정치를 해 왔던 바이든이 여러 의미에서 틀을 깨고 있는 트럼프의 임팩트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는 퀘스천 마크가 부여되고 있다.
러스트 벨트의 확고한 지지, 트럼프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세계의 질서를 자처하는 미국이 아니라 온전히 미국만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고, 실제로 이를 과격한 방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는 성소수자나 난민을 공식석상에서 비하하길 꺼리지 않았고, 기후문제나 환경문제 등 전 세계가 공감하는 미래문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대응해 왔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행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평이 안 좋은 대통령이지만, 의외로 일반 대중들에게는 이미지가 괜찮은 편이다.
실제로 그가 자주 비난하는 히스패닉(미국에 사는 라틴 아메리카계 사람) 들이나 이슬람계 시민들 중에서도 트럼프를 좋아하는 이가 꽤 있을 정도.
이들은 트럼프가 기존 미국의 지도자들처럼 위선적이지 않고, 정치적 선함에 매몰되어 멍청한 정책을 남발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트럼프를 만들어준 백인 노동자들. 이른바 러스트 벨트 지역의 시민들 역시 그런 이유로 트럼프를 지지한다.
트럼프가 돈 많은 부자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는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게 백인 서민들과 동떨어진 기후문제, 난민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정책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민심조차 이반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트럼프의 가장 고정적인 지지층은 러스트 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자들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 한미관계에 즉각적인 영향이 있다.
먼 나라의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정책,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추후 대선의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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