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불태우다, 파이어족

최정인 기자 승인 2021.11.28 08:36 의견 0

[포스트21 뉴스=최정인 기자] 최근 젊은 세대는 일하기 위해 사는 듯한 삶을 꺼려합니다. 오히려 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할 때만 일할 수 있는 것을 원하고, 삶에서 일의 비중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길 원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은 평생을 일하다가 나이가 들고나서 은퇴하여 쉬는 것보다, 자신의 인생을 한창 즐길 수 있는 시기에 은퇴하여 계획한대로 살아가고 싶어합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파이어족처럼 말입니다.

파이어족이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줄임말로 2008년 미국에서 젊은 고소득, 고학력자들이 소비를 최소화하여 저축하고, 30대나 40대에 조기 은퇴를 하는 문화를 뜻합니다. 이런 파이어족이 최근 한국에서도 많이 생겨나고 있고, 지금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달 생활비가 얼마나 들어갈 것인지, 은퇴 이후 남은 생애를 몇 년으로 두고 준비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합니다.

조기은퇴를 하기 때문에 만약 잘못된 계산으로 저축을 부족하게 한다면, 안락한 노후생활을 누리는 것이 아닌, 오히려 생활비에 쪼들려가며 생활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파이어족을 준비하는 이들은 20~40대 사이에 번 돈으로 조기은퇴를 계획해야 하는데, 고소득자가 아닌 이상 그 기간동안 남은 생애에 쓰기에 충분한 금액을 저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파이어족들이 주식이나 부동산투자, 가상화폐 투자 등 재테크를 통해 은퇴를 위한 자금을 모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불태우는 이들

이런 파이어족들은, 자신의 인생을 더욱 가치있게 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멋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쉽지 않은 준비과정이기 때문에 조기은퇴를 성공한 이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이들은, 더 이상 삶을 치열하게 살 필요도 없고 경쟁하듯 일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지위를 얻는 것에 대해 욕심이 있는 사람, 일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파이어족의 삶은 무료할지도 모릅니다.

결혼 후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만 생활하거는 이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직장생활 자체에 대해서 그리워하는 이유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파이어족을 꿈꾸는 이유는 현재의 삶이 너무 바쁘고 고단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을 평생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일할 때 더욱 치열하게 일하고, 좀 더 일찍 쉴 수 있는 기간을 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파이어족을 꿈꿀 수 있는 것은, 단기간 동안 평생을 살 수 있는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또한 결혼 계획이 있거나, 자녀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기은퇴를 꿈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운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결국, 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은 어느 이들의 입장에선 가진 자들의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평생을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 이들의 입장에서는, 1~20년 일하여 모은 돈으로 남은 생애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부러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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