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원과 가수의 미래···. 음악과 기술의 만남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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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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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최근 유튜브 등을 보면 AI를 활용한 음원들을 쉽게 접해볼 수 있다. 발성이나 기교는 물론 뛰어나고 음역대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AI 음원은 누가 듣더라도 좋은 음악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특정인의 목소리를 적용한 AI 음원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상상하던 것들을 AI를 통해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나만을 위한 가사로 불러주는 것과 같은 상상 말이다. 심지어 가수들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AI에 적용하여 음원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술이 조금만 더 발전된다면 아마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음원을 발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라이브 공연 등에는 활용할 수 없겠지만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하는 용도로는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AI음원들이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가수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가수들은 자신만의 목소리로 끊임없이 노래 연습을 해서 팬들에게 더욱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발성이나 기교 하나하나가 수없이 많은 노력 끝에 만들어진 것이며 조금이라도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목소리 관리에 신경을 쓰고, 먹는 것 역시 아무 것이나 먹지 않는 이들도 많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만들어진 목소리를 AI를 활용해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욱 다양한 기교와 발성을 학습시켜서 더욱 뛰어난 음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힘들게 가수로서 보컬 트레이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AI와 예술의 미래, 저작권과 인간 창작의 새로운 교차로
오히려 비주얼적인 측면만 신경을 쓰고 음원은 AI에게 맡겨 버리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특히 AI음원은 댄스 가수들보다는 얼굴 없는 가수들, 가창력으로 승부를 보는 가수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차피 음원을 통해 팬들과 마주하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가수가 직접 불렀는지, AI를 통해 만들어진 음원인지는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AI 음원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물론 AI를 활용한 음원 제작은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사이버 가수 아담과 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가수 프로젝트가 있었고 일본의 경우에는 보컬로이드 시리즈를 통해 이미 많은 노래들이 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사이버 가수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그들만의 목소리를 만들어 내서 음원을 만들었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AI음원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특정인의 목소리를 활용하여 음원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본인이 본인의 목소리를 활용해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타인의 목소리를 이용해서 음원을 만들고, 이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면 이에 대해서 저작권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며, 어떻게 제재할 것인가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AI 기술이 발전되더라도 가수나 화가 등 예술의 분야에서는 사람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오히려 단순 노동을 하는 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고, 그렇기에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자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AI 기술이 발전되는 방향을 보고 있으면 예술 역시 인간의 설 자리가 아니게 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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