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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최근 밀양 사건으로 인해 전 국민들의 공분이 커져가는 가운데, 몇몇 사람들은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밀양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에 대한 분노가 밀양시 전체에 대한 지역감정으로 커져가게 되면서 밀양으로 관광을 떠나는 것도, 그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꺼려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지역 전체가 욕을 먹게 되는 것일까? 왜 밀양시 전체가 가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일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전체가,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이 욕을 먹는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밀양시 사건의 경우에는 도시 전체가 비난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개인의 잘못처럼 보이는 밀양시의 사건이, 사실은 개인의 잘못이 아닌 전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건에 대해서 재조명되면서 그 당시 가해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사건 조사나 처벌이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에 대해서 비난하고, 가해자들을 감싸기만 했다는 사실들이 드러났다.

경찰은 조사를 진행하면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말도 안되는 형태로 조사를 진행하였고,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의 마음을 토닥여줬어야 했을 사람들은 오히려 피해자가 잘못된 행실을 보여서 가해자들로 하여금 성범죄를 일으키도록 만들었다는 말도 안되는 발언들을 했다.

이에 대해서 국민들은 분노하였고, 직접 사건에 연루되어 있던 가해자들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조사했었던 경찰 조직에 대해서, 그 당시 밀양시에서 거주하고 있던 어른들에 대해서 비난하게 된 것이다.

개인의 잘못과 사회의 책임···. 밀양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밀양시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어떤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나 자살사건 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을 감싸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 범죄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사건을 은폐하고 싶어할 것이다.

대부분의 집단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사건으로 인해 발생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시키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피해자가 더욱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기주의적인 행태들은 결국 피해를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개인들이 가장 큰 잘못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로 인해 발생될 부정적인 영향들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를 더욱 상처 입히는 것을 선택한다면 이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라는 것은 결국 수많은 개인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기에, 온전히 개인의 잘못에 대해서 개인이 책임지고 마무리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개인 간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될 사회적인 영향들을 고려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문제가 더욱 커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잘못으로 전체가 욕을 먹는다고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남이 잘못한 것이니 우리와는 상관 없다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 역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전혀 무관하다 생각하고 외면하기 보다는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 주어야 한다. 그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돕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다.

포스트21 뉴스 김지연 기자 tt29@naver.com 김지연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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