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진화와 어휘력 문제, ‘청소년과 직장인의 시각’
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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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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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최근 청소년들의 어휘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어휘력이 너무 낮다 보니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일상적인 단어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나흘’, ‘글피’와 같이 부모님 세대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해왔던 단어들에 대해서도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국사 수업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더욱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어휘력 문제가 청소년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도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전달하는 공지사항에 대해서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 신입 사원들 중에서도 회사 내부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문 용어들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굳이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직관적이고 간결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어려운 단어에 대해서 억지로 시간을 내어서 공부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런 의견은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언어라는 것은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욱 올바른 방법이고, 이런 이유로 인해 잘 사용되지 않고 있던 단어들이 사어가 되어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언어라는 것이 효율성만을 따지면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이다.
어휘력의 진정한 의미, 소통의 기준과 다양한 세대와의 교류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왔던 언어를 한순간에 없앨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언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다. 아무리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비효율적인, 어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기존에 구성원들이 사용하는 단어라면 그것이 소통을 위한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 은어 같은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특정 집단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의 경우에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굳이 왜 저런 단어를 써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구성원들 모두가 해당 은어를 활용해서 소통하고 있다면, 그것이 곧 소통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이 청소년들이 굳이 필요 없는 어려운 단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배우는 것을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그들이 성장해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들 또래들과만 소통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소통해야만 한다. 그들 또래와 소통하는 과정에서는 자신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소통하는 상대방에 따라서 사용하는 단어 역시 조금씩은 달라져야 한다.
어휘력이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할 줄 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뽐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다양한 세대의 구성원들과, 더욱 다채롭게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매너이다. 우리가 외국인들과 소통할 때 그들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그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그들의 언어와 습관을 미리 공부하고 배우는 것처럼 어휘력 역시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한 자세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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