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윤석란 기자] 경남 의령 자굴산 기슭, 남계복 발효연구소의 마당에는 오래된 항아리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속에서는 세월과 자연의 숨결이 깃든 발효식품이 익어가고 있다. 남계복 대표는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으며 ‘발효의 철학’을 몸소 실천해온 인물이다. 그는 “음식이 곧 약이 되고, 건강은 자연의 질서 속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전통과 과학이 만나는 치유음식 연구소
남계복 대표가 발효와 약선음식에 눈을 뜬 것은 자신의 건강 고민에서 비롯됐다. 1986년, 장 질환으로 고생하던 그는 약물 대신 자연 치유의 길을 택했다. ‘원하면 길이 보인다’는 옛말처럼 대체 의학과 인연이 닿아 여러 곳에서 전통 발효를 핵심적인 치유 장르로 삼은 것. 남 대표는 국내 식초 1호 박사인 정용진 교수에게 발효 식초 제조법을 전수받으며 발효식품 연구에 집중했다.
또한 중국 절강중의 약학대학과 인연을 맺어 7년간 오가며 중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의 발효 세계는 깊은 전문성과 폭넓은 시야를 갖추게 되었다. 남 대표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숙성된 발효 식품은 높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을 중심으로 망개뿌리(토복령)를 활용한 요리법을 개발하고, 관련 특허만 11건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계복 발효연구소는 전통과 과학이 융합된 치유음식 연구의 현장이다. 이곳에서는 전통 장류(간장, 된장, 쌈장, 육고추장)와 22년산 솔순식초, 산야초(68종) 발효액, 도라지 정과, 도라지 조청, 12야채 누룽지 등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진다.
모든 식품은 자연 원료 그대로의 향과 영양을 살려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 대표는 “사람의 인체는 자신이 먹어온 음식의 결과물”이라며 “균형 잡힌 발효식단을 통해 체질이 개선되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경험을 직접 보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소에서는 체질별 맞춤형 치유음식의 조리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그는 경남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전통 발효식초 제조 기술’, ‘제철 식재료 발효법’, ‘건강식 조리 실습’ 등을 강의하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지역민과 후학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민국 한식대가’, ‘치유음식 대가’, ‘약선치유음식 명인’으로 인정받았으며, 대통령상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3회), 대한민국 한식문화대상, 농업진흥청장상 등을 수상했다.
식(食)을 통한 치유, 한국 음식문화의 가치
남계복 대표는 발효식품, 약선요리와 관련해 지역 특산품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다. 그는 “전통 발효문화는 한국인의 정서와 철학이 담긴 유산”이라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건강식품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한국음식예술가협회 주최 ‘5人5色 음식예술작가전’에 참여하며 약선 발효음식의 예술적 가치를 선보였다.
또한, 의령 해동약초농원을 기반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식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25년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약선치유음식 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남계복 대표는 오늘도 항아리 앞에서 묵묵히 발효의 시간을 지킨다.
“한 병의 발효 재료라도 나의 이름을 걸고 만들지 않은 적이 없다. 정성스러운 제조 과정과 마음의 정직함이 결국 사람들에게 신뢰와 가치를 전한다고 믿는다.” 그의 말에서는 장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교육자로서의 사명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가 연구소에서 숙성시키는 발효식품은 세대를 이어온 한국 음식문화의 정신이다.
오랜 연구 끝에 완성한 발효식품은 지금도 ‘식(食)을 통한 치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한국 전통음식의 향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남 대표는 “발효는 사람의 건강을 지키고, 자연의 순환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40여 년간 자연과 호흡하며 그 본질을 탐구해왔다. 그에게 발효식품과 약선요리 음식은 자연이 건넨 약속이자,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세월이 남긴 온기의 기록이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약선치유 음식 인기
약선치유음식은 단순한 건강식이 아니라, 전통 한방 이론에 따라 재료의 효능을 고려해 조합되는 음식이다. 남계복 발효연구소는 이러한 약선치유음식의 연구와 교육을 선도하며, 발효식품을 통한 음식의 영양과 효능 극대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남 대표는 균형 잡힌 약선식단과 발효음식이 체질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소에서는 전통 장류, 발효식초, 산야초 발효액, 누룽지 등 다양한 제품 개발뿐 아니라 체질별 맞춤형 조리법 연구와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조리법이 현대인의 입맛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남계복 발효연구소는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고, 약선치유음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남 대표는 후학들에게 발효의 가치를 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전국 각지의 대학과 기관에서 발효 강의를 이어가며,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식 발효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남계복 발효연구소에는 오늘도 간장, 된장, 쌈장, 육고추장과 68가지 재료로 만든 산야초 발효액, 50여 종의 김치, 도라지정과, 부각 등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탄생한 발효식품은 건강한 밥상을 채우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식문화와 미래를 함께 그려가고 있다.
[인터뷰]
Q: 약선치유 음식이란 무엇인가요?
A: 약선치유 음식은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해 재료의 효능을 고려해 조합하는 음식입니다. 전통 한방 이론에 기반해 체질에 맞게 구성되죠. 이는 음식 자체가 건강에 대한 치유와 예방의 기능을 동시에 가진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Q: 남계복 발효연구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A: 연구소에서는 전통 장류, 발효식초, 산야초 발효액, 누룽지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체질별 맞춤 조리법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발효식품을 통한 영양과 효능 극대화 방법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치유음식 개발에도 힘쓰고 있어요.
Q: 발효음식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1986년 무렵 장 질환과 변비로 한창 건강 고민이 많았었죠. 그때 약물보다는 자연 치유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 후로는 중국 중의학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도 취득하고, 국내 1호 식초박사님께 직접 발효 기술을 배우기도 했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경험이 제가 발효식품과 약선치유 음식 연구에 평생을 헌신하게 된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발효식품을 만드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가치는.
A: 저에게 발효는요. 사람의 건강을 지키고 자연의 순환을 되살리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안에는 우리 한국 음식문화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세대를 이어가는 소중한 가치까지 포함되어 있죠. 그래서 저는 발효식품 하나하나에 매 순간 저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Q: 현대인을 위한 약선치유음식 개발 계획은요?
A: 전통 조리법이 현대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어, 연구소에서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춘 맞춤형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즐기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약선치유음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남계복 대표님의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A: 대통령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3회, 대한민국 한식문화대상, 농업진흥청장상 등을 수상했으며, 11건의 망개 관련 특허와 다양한 약선식품 개발로 전통 발효식품과 약선치유음식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강의를 이어가며 후학들에게 발효기술과 약선치유 음식의 가치를 전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