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김민진 기자]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스트레스와 친숙한 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날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고착화 되어 있으며 누구나가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과연 스트레스는 정말 인간에게 해로운 것일까? 스트레스의 명암에 대해 살펴보았다.
생존을 위해 생겨난 스트레스
먼저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스트레스는 ‘팽팽하게 죄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트링게르에서 유래된 단어다. 물리학 분야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인간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는 20세기에 들어와 연구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처음 건강 분야에서 사용한 Hans Selye는 스트레스를 ‘정신적, 육체적 균형과 안정을 깨뜨리려고 하는 자극에 대해 자신이 있던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변화에 저항하는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어렵게 설명되어 있지만,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란 외부의 위협에 대항해 신체를 보호하려는 몸과 마음의 변화과정을 모두 총칭하는 단어다.
스트레스는 인체의 생존을 위해 유발된 개념이다. 눈 앞에 맹수를 맞이했을 때, 좀 더 기민한 움직임과 빠른 판단을 위해 육체에 스트레스를 줘서 심박수를 빠르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스트레스를 해롭다고 믿는 것이 위험하다
2013년 6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한 여교수의 테드(TED) 강연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켈리 맥고니걸. 미국의 유명한 건강 심리학자였던 그녀는 이 강연에서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강연에서 1998년 있었던 한 연구팀의 실험을 소개했다. 이 연구팀은 성인 3만 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나요?’ 라는 질문과 함께 매년 스트레스 수치와 피험자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했다.
8년 뒤,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은 이들은 수치가 높게 나왔고, 사망 위험도 43%나 증가했지만, 반대로 스트레스가 해롭지 않다고 믿은 이들은 수치가 높게 나왔어도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스트레스 수치가 적은 이들보다 사망 위험이 적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실험 결과에 대해 맥고니걸 교수는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결론지었다.
스트레스, 포용하면 이롭다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맥고니걸 교수는 스트레스와 호르몬의 상관관계를 깊이 있게 연구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뇌는 코르티솔과 DHEA라는 두 가지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많아지면 신체의 성장을 멈추고 면역체계를 망치는 물질이지만, DHEA는 많을수록 신경 퇴화를 억제시키고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킨다.
상반되는 두 호르몬은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지만, 그 양은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고, 이를 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DHEA 수치가 올라가지만 스스로 이 스트레스가 너무 과중하고,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스스로 이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으며 적당한 자극이라 여기면 집중력은 물론이고, 일의 능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아주 쉬운 일을 하는 이들보다 적당히 어렵고 신경써야 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 훨씬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거기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신체의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기억력, 삶의 적응력 등을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
과중한 압박을 매일같이 받으면서 만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연히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만, 적당한 긴장,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에 활력을 주고,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 이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스트레스 역시 본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스트레스가 많아 걱정인가? 조금 마음을 넓게 가져보자. 오히려 인생이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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