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타임21=이우진 기자] 트랜스휴먼과 신유목민을 주제로 최근, 국내는 물론 세계 화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옥란 작가를 만났다. 기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하고 탁월한 기하학적이고 탈구조적, 상호소통적인 조형언어와 초월 의지로 답을 찾으며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예술 사조와 기법, 재료의 정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어가며 자유로운 미적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기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본다.
고유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기호와 상징적 사유의 언어로 풍부한 시적 감수성 표현
기옥란 작가는 미술계에서 다양한 재료와 새로운 실험정신으로 전통적 한계를 극복해 주목받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기호와 상징적 사유의 언어로 예술 세계에 끊임없는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평소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새로운 사고로 작품세계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물감작업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와 섬유의 창조적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곧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이다. 21세기 글로벌 사회의 문화적 요구와 흐름을 이해하고 창조적 해석력이 뛰어나다.
어떤 경계든 허물어 버릴 수 있는 자유로움과 다각적인 시선 그리고 풍부한 시적 감수성이 돋보인다. 그의 상상력 깊이는 끝이 없다. 이를 통해 미적 가치를 내면화하며 구상과 추상의 작품 영역은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 ‘트랜스휴먼(trans human)’은 기 작가의 작품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변화와 미래에 직면한 인류의 모습을 ‘트랜스휴먼’이라는 메시지로 전하면서 상징과 은유의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트랜스휴먼은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명명한 개념으로 문명사적 맥락에서 노마디즘을 21세기 첨단 기술과 미래를 개척하는 생존 전략으로서 재조명한 것이다. 그는 정보통신기기로 무장한 채 전 세계를 떠도는 새로운 형태의 유목민을 트랜스휴먼으로 정의한 바 있다.
정착민인 동시에 노마드인 트랜스휴먼은 국가와 민족, 문화와 인종, 종교의 장벽을 넘어서 소통할 수 있는 존재이다. 문명의 변화가 꿈틀대기 시작하면 지각변동이 일어나듯 세상도 요동을 치게 된다. 변화의 파고가 크면 클수록 받는 충격도 크다.
신인류 트랜스휴먼을 표현하고 있는 기 작가는 분명, 한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고 대중들의 충격을 덜어주고자 하는 초월적 의지와 의도를 작품에 담고 있다. 척박해진 지구 환경과 새로운 우주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신인류의 진화가 언급되고 있다.
미래는 기계화되고 로봇화된 인간이 될 수도 있고,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의 DNA를 결합시켜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업그레이드 된 인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진화시킨다’는 것은 여전히 사회의 갈등과 거부감이 있고 변화가 시작되면 과도기를 겪게 되는데 그동안 인류는 불안과 혼란의 세계를 살아가야 한다. 기 작가의 작품이 시사하는 것은 화해와 통합 그리고 평화에 대한 의지를 구현하고자 하는것이다.
인류의 화합과 화해, 통합의 의미 담다
현대인들은 새로운 기호와 이미지를 사냥하고 소비하며 유랑과 정착을 끝없이 반복한다. “이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세상의 변화는 저의 작품에 중요한 자극적인 요소가 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디지털의 비트를 통해 정보를 소통하며 수많은 정보의 바다를 유랑하는 테크노피아속의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미술 도구가 아닌 전혀 미술 도구로 쓰이지 않을 것 같은 소재들이 작품을 채우고 있어서 더욱 더 흥미로운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21C 새로운 인류 트랜스휴먼의 특징인 4D(DNA<염색체>), Digital(디지털), Design(디자인), Divinity(신성, 영성), 3F(Feeling<감성>), Female(여성성), Fiction(상상력)을 작품의 큰 줄기로 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철학적 사유를 접목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 작가의 작품 철학 설명으로 우리는 향후, 다가올 신인류 트랜스휴먼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고 세상의 화합과 화해, 통합이라는 본질적인 의미를 새겨본다.
정형적 사고의 틀을 깬 독창성과 창의성의 발현
그의 작품 속에는 직선과 곡선의 만남, 인종과 인종의 만남, 문명과 문명의 만남, 이념과 이념의 만남을 담아내고 있는데, 그 만남 속에서 인간과 인간의 화해, 도시와 자연의 화해, 인간과 자연의 화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과 통일, 하나뿐인 지구촌의 평화를 담고자 했다.
네오노마드의 작품은 유위에서 무위로, 도시에서 자연으로, 인간에서 자연으로, 채움에서 비움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복잡성에서 단순성으로 사고의 축을 옮겨가며 인간 삶의 변주곡처럼 전개되는 이러한 이동은 ‘떠나기 위해 머물고, 머물기 위해 떠난다’는 정착과 이동의 함축적 의미를 내포했다.
기 작가 작품에 대해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인 국민대 윤재은 교수는 “그의 작품에 나타난 기하학적 형태들은 탈 구조적이면서도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나타난다. 이처럼 의식과 무의식의 이중적 상대성을 하나의 작품세계로 구축한 표현들은 예술의 깊이가 천개의 고원을 넘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기 작가는 ‘트랜스휴먼’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 온지 10여 년이 되었으며 2020년 새해 염원을 밝혔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대중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잘 전했는지, 그들의 삶에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꿈과 희망, 감동과 위안을 주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을 경주 하겠습니다”
국·내외 활발한 전시, 차가운 소재가 따뜻한 작품으로 탄생
2020년에는 전남대학교 치과대학 아트스페이스갤러리 초대전과 주안미술관 초대전이 예정 돼 있다.
2019년에는 서울, 광주 등 국내 초대전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홍콩, 두바이 등 다수의 국·내외 국제아트페어 참여를 비롯해 지난 해 2월 프랑스초대전 갤러리 오송파리초대전, 같은 해 11월 뉴욕 레이갤러리초대전에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회를 찾은 수많은 해외 미술 애호가들이 기 작가의 작품을 보고 ‘한국의 피카소’, ‘한국의 장 미쉘 바스키아’라고 불렀다.
20세기 최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알고 있는 것을 그린다.”
피카소가 남긴 작품들을 상상해 보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기 작가의 작품들도 흡사하다. 보이는 것을 표현하지 않고 그가 담고 있는 것을 표현해 낸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따뜻한 세상이다. 세상에 버려진 차가운 소재가 그를 만나 따뜻한 작품이 된다.
“후학양성 및 후배들과 예술 탐구하며 ‘고유한 나’로 살고 싶습니다”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300여 회, 쾰른국제아트페어(쾰른메세홀) 전시 60여 회 그리고 개인전 49회를 진행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워온 기옥한 작가는 “이제는 후학 양성에 힘쓰고 싶다”며 “후배들과 공감하고 공유하며 함께 예술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남대학교 미술 교육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미술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기 작가는 제15회 대한민국 통일 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 미술세계대상전특선, 뉴욕 월드 아트페스티벌 대상, 월간 아트저널 올해의 미술상, 교육기술부장관상, 대한민국미래비전 문화예술 발전기여 대상 국회의원상, 탑리더스 문화예술공헌부문 대상, 국회의원상, 코리아헤럴드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인 부문 대상 등 외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이사, 호남대학교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현대 미술 에뽀끄회, 이형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한국미협회원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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