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양덕춘 교수 “품질 표준화 작업으로 현지 맞춤형 시제품 개발”

고려인삼, 현지인 임상시험 통해 면역기능 확인…수출 증진 목표

김민정 기자 승인 2021.04.30 07:00 | 최종 수정 2021.05.04 16:13 의견 0
경희대 양덕춘 교수

[포스트21 뉴스=김민정 기자] 경희대학교 양덕춘 교수가 고려인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사업에 한창이다. ‘고려인삼 세계화’를 목표로 국내외 상품의 기능성 물질 함량 등을 비교하고 품질 표준화 작업을 거쳐 고려인삼만의 가치를 차별화하겠단 전략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의 관심이 면역력 강화에 집중된 가운데 양 교수는 면역 기능이 탁월한 고려인삼의 상품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 촉진과 수출 증대에 앞장설 계획이다.

베트남·일본 수출 전략모델 수립 위한 연구 진행

인삼 연구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경희대 양덕춘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한 농식품수출비즈니스전략모델 구축사업 과제를 수행 중이다. 연구비 총 24억원을 들인 이번 사업에는 HK이노엔㈜, 대동고려삼㈜, CJ제일제당㈜, ㈜일화 등 협력기관 10곳으로부터 연구원 52명이 참여해 오는 2022년까지 해외 수출시장 확대에 적합한 전략모델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다.

연구팀은 각 홍삼 수출국에 적용 가능한 표준 소재를 설정하고, 현지 맞춤형 시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사업을 통해 양 교수는 그동안 홍삼의 주요 기능으로 밝혀진 면역력 향상과 피로 경감 등을 해외 인체적용 시험 과정을 통해 한 번 더 그 효과를 입증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여러 연구기관으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공청회와 문헌자료를 통해 해외 인체적용시험을 위한 사포닌 적정 함량 범위를 설정했다.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참여연구원들과 홍삼 수출 품목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비슷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가별 홍삼 수출모델을 확립하고, 나아가 수출 증대를 통해 고려인삼 세계화 목표를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관연구책임자인 양덕춘 교수는 “증가하는 국내외 인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선진국보다 한 단계 앞선 탁월한 효능을 밝히고 이와 연계된 맞춤형 제품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과 일본에서 해외 인체적용 시험을 진행해 홍삼이 이들 나라에서도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수출 비즈니스모델에 적용해 홍삼 수출시장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현재 인체적용시험을 위한 1일 섭취량을 정하고, 제형 관련 연구를 통해 시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제품이 생산되면, 베트남 하노이 메디컬 대학(Hanoi Medical University)과 일본 긴키대학교에 각각 전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실제 홍삼 수출국인 베트남과 일본 등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으로, 국내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홍삼의 기능성이 확인될 경우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수출 증대와 같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이후 면역 기능, 전 세계 관심… “국내 상품 우수성 입증할 것”

홍삼과 같은 인삼 관련 제품의 세계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국내 인삼 농가는 해마다 줄고 있고 생산량도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면역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국 등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양덕춘 교수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삼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연구에 매진해온 ‘인삼 전문가’인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려인삼의 산업 활성화를 통해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고, 세계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기 위해 막대한 연구비와 지원금을 들이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 교수는 “중국이나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우리 고려인삼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품종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는 일념 하에 무엇보다 신품종 개발에 힘써왔다”고 했다. 그동안 국제 학술지 SCI에 400여편, 국내 학술지 KCI에 3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45개의 특허 출원 및 등록에 이어 수많은 학술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다졌다. 그 결과 2013년 경희 펠로우에 선정, 2018년에는 고황명예교수로 추대되는 명예를 안았다.

최근에는 천연기념물 471호 황칠나무의 유전자 분석을 토대로 한국의 고유 수종인 황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항균 작용이 뛰어난 황칠은 간 기능을 개선하고 갱년기 극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덕춘 교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황칠의 효능을 찾아내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성분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고려인삼에 이어 황칠까지 지금까지 진행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인삼 산업에 대한 평가 기준을 과학적으로 표준화하고, 국내 상품의 국제 신용도를 높여 수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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