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정민희 기자]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으니, 나이와 상관없이 삶의 끝까지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전통속담이다. 하지만 이 속담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은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면 그 자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거진 포스트21이 만난 인물은 달랐다.
본업인 약사 일에 성실히 임하면서도 국내 최다 학위 보유자로 오늘도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이, 그가 바로 세선약국 장하영 약사다.
18종에 이르는 다양한 학위로 사회에서 주목받아
장하영 약사는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서 세선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13년째 되는 이 약국은 지역에서 꽤 유명하다. 약국의 개원부터 지금까지 세선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장하영 약사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
그는 총 18종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다 학위 보유자로 통한다. 독특한 이력으로 신문과 방송 등에서 여러 번 취재가 왔었고, 자연스럽게 세선약국도 미디어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세선약국만의 장점은 고객들이 모두 제가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분들이라는 겁니다. 제가 나고 자란 고향에 개원한 약국이라 도심에 있는 약국보다는 훨씬 정이 깊고, 이웃 같은 느낌이죠.(웃음)”
장하영 약사는 본업인 약사 이외에도 다채로운 직업이 있다. 부동산 중개사, 시인, 영양사, 오케스트라 지휘자, 프로 장기기사 등 그의 다양한 직업은 많은 학위에서 비롯된다.
장하영 약사가 보유한 학위는 총 18종. 학사만 12종에 석사는 5종, 박사도 1종이나 된다. 분야가 비슷한 것도 아니다.
본업인 약학과 관계된 것뿐만 아니라 음악, 천문학, 사회복지학, 전기전자공학 등 장하영 약사의 공부열정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가 이토록 왕성하게 학위 취득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저한 시간 관리가 공부 달인의 비결!
수 많은 학위를 땄고, 앞으로도 취득할 예정인 장하영 약사는 단순히 학위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목표가 있어야 더 집중이 잘 되기에 학위라는 목표를 세웠을 뿐, 이 과정 역시 배움의 일환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저는 공부가 취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어려서부터 공부를 즐겼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곤 했죠. 그런데 이렇게 얻은 지식이 대중에게 인정받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나 학위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겠더군요. 그래서 학위취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약국을 개원한 후, 아르바이트 약사를 고용하면서까지 학교를 다녔던 장하영 약사는 사이버 대학교가 생겨난 뒤로는 이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실용음악과, 문예창작과, 피아노학과, 상담심리학과, 빅데이터 전공, 세무회계학과 등 무려 9종에 가까운 학사를 사이버대학을 통해 취득한 상태이며 석사와 박사 과정 역시 진행하고 있는 게 3~4개씩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생교육사, 유통관리사, 공인중개사, 산업위생관리기사 등 국가면허, 국가전문자격증도 16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박사와 석사 학위를 다수 취득하고 있는 만큼 매년 SCI 및 KCI급 논문을 10여편 이상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나만 취득하기도 어렵다는 박사와 석사를 여러 개 취득할 수 있었던 장하영 약사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철저한 시간관리’라고 말한다. “공부 노하우를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공부 노하우’라기보다는 시간 관리 노하우라고 불러요. 제가 보통 8시에 약국 문을 닫는데요. 집에 가서 공부를 하면 새벽 4~5시쯤에 잠을 잡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약국으로 가는 거죠. 잠을 굉장히 적게 자고, 이동하는 시간이나 약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계속 뭔가를 공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의 공부열정은 학창시절부터 유명했다. 중고등학생 때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 독학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지역 잡지에 소개되었을 정도.
어떤 분야든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장하영 약사는 지금도 매년 2~3개의 석·박사 학위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학위를 이용한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
장하영 약사의 공부는 단순히 학위 취득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언론학을 배우면서는 지역 주간 신문사의 이사를 역임했고, 2019년 하반기에는 작가와 문학이라는 계간지에서 시인으로 등단, 신인상을 수상했다.
장기 프로기사로 입단하여 주간지에 원래 연재하던 약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장기 비법 강좌도 연재 중이다.
여기에 오케스트라 지휘 전공을 바탕으로 청소년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 작업도 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라 단원이 9명 뿐이지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단원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이외에도 장기, 통계, 연구, 일반의약품 에세이 등 10여개 분야에 이르는 저술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출판이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이 모두 할 수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하영 약사.
40대에 20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오늘도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그의 얼굴에서 르네상스 시대 화가이자, 수학자, 건축가, 기술자, 문학가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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