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정민희 기자] 1958년~19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고향에서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과정은 고민이 따른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저가를 검색하듯이 마련할 수 없는 것.
바로 은퇴 후 가족과 안락하게 지낼 우리의 집이다. 부동산은 이제 투자이기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수단이지만 좋은 집을 찾는 여정은 고비의 연속이다.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인생의 계획을 세운 후부터 준비는 시작된다. 하지만 입지 조건이 완벽한 곳을 찾는 순간 걱정이 앞선다. 꿈과 희망을 담은 집, 어떻게 지을까.
살면서 더 정감이 가는 집을 짓는 ‘박목수의 건축여행 이야기’ 박승태 대표에게 자세히 들어보자.
고객이 상상하는 ‘집 짓기’ 건축 전문가로 정평
박승태 대표에게 집을 짓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박 대표는 고객의 의뢰를 받아 집을 짓는 것에 대해 “전국으로 건축여행을 떠난다”라고 말한다.
충주, 천안, 여주, 칠곡, 안성, 양주, 수지, 부여 등 전국 방방곡곡 안 다닌 곳이 없다. 또한 집을 짓는 현장을 수시로 점검할 수 없는 고객의 마음에 공감한다. 박승태 대표는 “건축주가 건축업자의 손을 빌려 집을 짓는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매일 카페, 블로그, 밴드, 페이스북에 건축시공 일지와 사진을 업데이트한다. 고객은 마치 공사현장에서 점검하듯 글과 사진을 통해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공사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뢰감을 주는 박 대표의 건축 노하우는 무엇일까.
경력과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한다
박승태 대표와 건축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에 입사해 2010년 명예퇴직을 할 때까지 박 대표는 세계 곳곳의 건축 현장을 누볐다.
삼성 코닝의 독일 공장건설 해외파견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는 2,000억 원 규모의 공장 건축 시공 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한·미·일 3국 합작 멕시코 공장 건설 및 말레이시아, 중국 등 해외 공장건설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거액의 투자금으로 짓는 공장건설 프로젝트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법. 박승태 대표는 건축 도면을 꼼꼼하게 보고 시공전문가와 호흡을 맞춰 작업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건축 완성도를 높였다.
세계 곳곳의 대규모 공장을 지으면서, 건축 시공기술을 익혀 하나의 꿈을 품게 됐다. 그것은 정년퇴직 후 집을 지으며 제2의 인생을 맞이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강력한 실행력과 추진력이 오늘날의 박승태 대표를 만들었다.
집짓기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 위해 달려간 곳은 평창직업한옥학교였다. 한옥건축 기술교육의 전당으로 유명한 평창직업한옥학교에서 5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은 높아지면서 복잡한 도심 속 삶도 좋지만 자연을 찾아 떠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한옥주택 공사비는 땅값이 비싼 지역의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박 대표는 인천에 위치한 건설기술교육원에서 실내건축 인테리어 과정과 전기공사를, 한국전통문화대학에서 소목 과정을 배웠다.
특히 국내 조경 전문가인 하현영 조경디자이너에게 3개월간 조경실기를 배웠다. 그는 글로벌 건축 시장에서 얻은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세심한 건축 기술을 익혀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했다.
지난 2012년 ‘전국 건설기능경기대회 실내건축부문’에서 2등을 차지했다. 10년의 세월 동안 한 우물을 파며 인정받는 대가로 성장한 것이다.
고객이 마음에 품은 집, 눈으로 보여주기까지
박승태 대표는 고객 건축주가 만족하는 집을 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시공하기 전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략적인 윤곽을 잡으며 건물 전체에 대한 조감도를 완성해 고객과 협의한다.
고객이 원하는 조감도가 완성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건축물 내부 역시 3D 디자인으로 먼저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고객은 3D 디자인을 통해 내부의 모습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고객과 협의가 끝난 설비만 사용한다.
마감재, 변기, 욕조 등 고객이 전적으로 동의하고 원하는 설비만 공사에 반영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고객에게 득이 된다. 집을 짓다보면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때가 있다.
집은 한 번 지으면 되돌리기 어려워 고객은 자꾸 수정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건축사 입장이 난감하다. 추가 공사비용을 전부 청구할 수 없어 마진을 포기할 때도 있다.
쌍방소통이 되지 않으면 비용 문제로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박승태 대표는 “건축주의 마음이 바뀌면 메뉴얼을 수정하고 재확인하면서 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건축비용 상승과 직결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용은 물론 납기, 품질까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2013년 개설한 ‘목조건축 굿하우스(박목수의 건축여행 이야기)’ 인터넷 카페는 고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블로그, 밴드, 페이스북에 건축 전 과정을 공개해 집 마련을 고민하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협력업체와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공사 진척현황을 점검하고 포럼(공개토론) 형식으로 문제점을 의논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완벽함을 기해도 한 가지 변수가 있다. 마치 공산품을 사듯 공사비를 무조건 줄이려는 고객을 만나면 난감하다.
그는 “고객인 건축주가 싸고 좋은 집을 찾는다면 건축업자 역시 싼 자재를 사용하게 된다”라며 “‘싸게 짓고 싶다’는 요청을 그대로 실현하면 나중에 부실공사 논란이나 분쟁이 생길 수 있다. 결국 보수공사를 해야 해서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는 것이 건축이다”고 조언했다.
원스톱 건축은 ‘박목수의 건축여행 이야기’에서
나만의 주택에서 사는 것은 행복할 수 있지만 주택을 시공할 때 수도, 난방, 하수배관 설치 등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집을 짓는 지역에 따라 온도 변화가 심할 수 있다. 박승태 대표는 “지리적 특성에 대비해 단열재, 창호 등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경 역시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 생각보다 큰 비용으로 망설일 수 있다. 박 대표처럼 조경까지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축시공 계약을 할 때 조경을 추가하면 반값 시공도 가능하다. 박승태 대표는 강연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50세에서 75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세대이다”라는 강의를 듣고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열정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박 대표는 평창한옥학교에서 수없이 대패질했고 서까래와 기둥을 다듬어 짜 맞추는 방법을 배우며 장인정신을 체득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집 짓는 이야기 건축시공백서>, <건축주가 원하는 행복한 집 짓기>, <힐링이 절로 되는 자연속의 집> 책을 발간했다.
그의 소망은 고객에게 100% 만족을 주는 행복한 건축인으로 남는 것이다. 그의 바람처럼 앞으로도 많은 고객은 행복 가득한 전원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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