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민정 기자] 바야흐로 ‘굿즈 열풍’이다. 한정판 굿즈를 사겠다고 매장 앞에서 몇 시간씩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하고, 온라인 사이트에선 기획 상품이 올라오자마자 단 몇 분 만에 품절되기도 한다.
올해는 특히 아이스박스와 같은 캠핑용품이 인기다. 굿즈 소비에 주저 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식품 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 마케팅에 혈안이다. 굿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에 앞으로 굿즈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굿즈가 돈이 되는 시대
‘굿즈’(goods)란 특정 브랜드나 유명인사가 기획한 상품이나 물품을 의미한다.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고, 물량도 제한돼 있어 소비자들은 굿즈 소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아무나, 아무 때나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 굿즈의 매력을 상승시킨다는 해석이다.
국내 외식 브랜드들은 다양한 기획 상품을 선보이며 뜨거운 굿즈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올해는 주로 야외 활동에 필요한 물품들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업체들은 단순 이벤트용 상품이 아니라 실용성을 갖춘 캠핑용품을 특수 제작해 서로 앞다퉈 내놓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스타벅스 굿즈의 인기가 매우 거세다. 스타벅스는 올 여름 행사로 이벤트 음료 17잔을 구매한 고객에게 보냉 기능을 갖춘 ‘서머데이 쿨러’ 2종,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탑재된 휴대용 랜턴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3종을 한정판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업계에서 굿즈 마케팅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스타벅스는 지난 5월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을 통해 여름 사은품을 선보였는데, 첫날 판매 개시 한 시간여 만에 모두 품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사이트에 평소 접속자보다 10배 이상의 고객이 몰려 한때 접속 오류가 빚어지기도 했다. 앞서 스타벅스가 선보인 ‘서머 레디백’은 고객들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린 탓에 굿즈 대란이 일었다.
이밖에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최대 50kg까지 수납 가능한 이동식 미니웨건을 선보였다. 카페베네는 캠핑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려견 전용 텐트를 출시해 애완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맥도날드도 올해 한정판 기획 상품인 ‘피크닉 세트’를 출시하며 굿즈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올 상반기에 선보인 빅맥 모양의 2단 런치박스는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어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지난 5월 CJ푸드빌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을 통해 판매한 ‘빕스x노르디스크 콜라보 캠핑팩’이 개시 1분 만에 전부 매진됐다. 빕스의 프리미엄 밀키트와 북유럽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보냉백이 캠핑족과 피크닉족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결과다.
이 같은 인기에 CJ푸드빌은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굿즈 추가 판매에 나섰다. 굿즈의 실용성이나 사용 목적, 타겟층이 분명할수록 입소문을 타고 품절 또는 매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굿즈 소비과정 자체를 즐기는 新 트렌드
굿즈 판매는 보통 명품 브랜드에서 소비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기 위해 내놓는 마케팅 전략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기업들도 브랜드 특색이 담긴 다양한 굿즈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은 굿즈를 구매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며 재미를 느끼게 됐다.
판매 물량이 매우 한정된 기획 상품의 경우 가치 희소성에 따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실제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기획 상품인 ‘서머 레디백’은 중고거래에서 1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기업들은 굿즈 판매로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획 상품의 판매 수익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기업들은 해마다 굿즈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인다.
국내에서 성공적인 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기획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 1조9천억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기획상품 매출 규모는 약 1700억원 수준인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5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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