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상장폐지 의결... 개인투자자들의 한숨 깊어져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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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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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주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는 몰라도 이름만은 들어봤을만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신라젠입니다. 신라젠은 2018년 9월 당시 주당 10만원을 넘어섰던,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도달했던 기업입니다. 총 1억주가 상장되었기 때문에 10만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기업으로, 빠르게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했던 기업입니다.
한 때 15만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던 모습을 보였던 신라젠이었지만 신라젠 주가가 급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간암치료제인 ‘펙사벡’의 임상3상 권고중단 결과가 2019년 8월에 나오게 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 전대표와 신라젠 전 임원들이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신라젠 주식 매도를 하였고, 문 전대표는 페이퍼컴퍼니 및 횡령혐의 등 다양한 사유로 구속이 되면서 신라젠의 주식이 거래정지 되었습니다. 이후 약 2년에 가까운 시기 동안 거래정지가 된 상태로 17만명이라는 많은 숫자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 있게 되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이번 달에 진행되는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이 상장폐지를 당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었지만, 그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라젠이 개선 기간 1년을 부여 받고 제출했던 경영개선계획서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확인하였으나 이 부분에 있어서 당초 계획만큼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상장폐지라는 결과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심사는 한차례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지난 18일 상장폐지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위원회로 공이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거래재개, 개선기간 부여 중 결론을 내리게 되며 업계에서는 개선기간 부여가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펙사벡 신장암 글로벌 임상 2상에서 D군을 추가한 임상디자인이 FDA에서 승인을 내준 임상계획서이기 때문에 신라젠이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다시 한 번 거래재개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이전 기업심사위원회에서도 거래재개를 전망하고 있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상황이기에 현재 2년 가까이 거래정지로 자금이 묶여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통중인 주식 중 90% 이상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인 것으로 드러난 만큼 신라젠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로 결정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현재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18일에 상장폐지 결정이 나온 이후 20일 소액주주들은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였고, 그들은 거래소에서 요구한 조건에 대해서 신라젠은 충족하였으나 평가를 내렸던 기준은 이를 무시한 절차라는 입장입니다.
주주연합에서는 상장폐지의 주된 이유가 신라젠의 이행계획서에 명시되어 있던 신장암 임상 종료 기간 및 기술수출 계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파악하였고 현재 임상을 조기 종료하는 대신에 규모가 훨씬 큰 D군까지 확대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상황으로 오히려 더 좋은 기술수출 조건을 만들어내는 상황이기에 납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개인투자자들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던 신라젠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이를 남의 일처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개인투자자들 역시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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