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석채화가, ‘천사의 나팔꽃’ 국제현대미술대전 동상 수상

“문화예술 활동으로 이 시대의 정서적 결핍, 치유하는 데 일조하고파”

김민진 기자 승인 2022.05.02 16:05 의견 0
최영철 석채화가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예술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진실을 깨달은 최영철 석채화가는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다양한 석채 그림으로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예술가의 숨겨진 재능 인정받아

석채화는 동양화의 한 장르로 색이 있는 돌을 곱게 갈아서 그 돌가루를 활용해 그리는 그림이다. 대중에게 일반적인 유화나 수묵화와 달리 석채화는 화가의 역량이나 기술에 따라 전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매우 신비한 미술 장르 가운데 하나다.

지난 3월 25일, 세계적인 석채화가로 손꼽히는 김기철 화백의 제자 최영철 석채화가가 제42회 국제현대미술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특히, 그의 아내 윤진혁 석채화가도 함께 수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천사의 나팔꽃이라는 작품으로 과분하게도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구요. 제게 석채화가의 길을 열어준 김기철 선생님께도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아내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석채화가로서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국제현대미술대전은 사단법인 한국서화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주관은 국제현대미술대전운영회가, 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매우 큰 규모의 미술대회다.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최영철 석채화가는 이제 어디서든 지 예술가라는 이름을 내놓을 수 있는 명실상부한 석채화가가 되었다.

작품만 보면 몇 년 동안 예술의 길을 걷고 있는 천상 예술가로 보이지만, 사실 최영철 석채화가는 입문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 예술가다. 예술가의 숨겨진 재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운명 같았던 석채화의 만남

39년째 토목시공 기술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석채화의 만남을 운명이었다고 표현한다. 최영철 석채화가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평소 그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길을 가다 미술관이 있으면 잠시 들러서 감상하는 정도. 미술에 큰 관심이 없던 그는 어느 날, 공원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김기철 화백이 작업한 석채화 그림 몇 점을 보게 되었다.

(사진) 최영철 윤진혁 부부 석채화가

“이전까지는 그림을 봐도 크게 감동이 느껴지는 게 없었습니다. ‘그냥 잘 그렸다’ 정도의 감탄만 있었는데, 석채화는 아니었어요. 보는 순간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이 스며들어왔습니다.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홀린 듯 작업장 안으로 들어간 최영철 석채화가는 작업 중인 김기철 화백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의 감상을 이야기했더니 김기철 화백은 직접 해보는 게 어떠냐는 말을 건넸고, 최영철 석채화가는 그렇게 스승의 인도로 석채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김기철 화백과의 만남이 평생 한 번도 찾아오기 힘든, 최고의 기회였다고 회고한다.

“아내와 함께 조그마한 공방 차려 작품활동에 매진” 계획 밝혀
올해 연말, 공동전시회 계획 중

국제현대미술대전의 수상으로 본격적인 예술가로의 길을 걷게 된 최영철 석채화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평소 막연히 느꼈던 정서적인 결핍을 그림으로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전까지 본인이 생각했던 미술과는 완전히 다른 석채화의 세계에 단단히 빠진 최영철 석채화가는 석채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와 그 전의 세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인생의 허무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매일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과연 이 길의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때로는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아 서글픈 감정이 남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정서적 결핍이 석채화를 그리면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충만한 느낌이에요.(웃음)”

최영철 석채화가는 본인이 석채화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 타입을 얻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김기철 화백의 밑에서 그림을 배우는 수강생들과 함께 공동전시회도 계획 중이다. 몇 년 뒤, 토목 기술사를 은퇴하고 나면 아내와 함께 조그마한 공방을 차려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최영철 석채화가.

예술가의 길에 입문한 지 10개월 남짓한 초보 예술가지만 그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석채화를 통해 이 시대의 정서적 결핍을 치유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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