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최정인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의 곡물 관련 가격들이 높아지며, 우리의 식탁 물가에도 비상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2007년 메릴린치가 ‘세계 농업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것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상악화 등으로 인한 농산물의 작황 부진 및 생산량 감소, 바이오 연료 등 대체 연료 활성화, 농산물 경작지의 감소, 식습관이 육식 위주로 바뀌어 감에 따라 더욱 많은 가축들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사료량의 증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곡물 생산 및 유통 비용의 증가, 식량의 자원화 등인데요.

식량의 경우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식량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생활 전반에 필요한 것들의 가격을 상승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식량의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면 우리가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 위해 지불해야할 가격 역시 상승하게 되고, 이는 곧 근로자들의 식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노동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노동을 통해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의 가격 역시 상승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기화될 시 문제 심각해질 수 있어

애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된다면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단순히 식량의 가격만 상승된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더욱 다양한 범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문제는 점점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밥상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부담이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생계를 이어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식량난을 겪는 국가들에게는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현재 애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인데요. 우크라이나는 전세계에 많은 양의 곡물 수출을 하고 있던 국가였지만 러시아의 침략으로 인해 그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글로벌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에 에너지 자원 수출을 하고 있던 러시아 역시 미국과 유럽의 제재에 반발하여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하였고, 이는 곧 곡물 가격의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곡물을 재배하는 것부터 유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있어서 다양한 설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유가 급등은 곧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만약 이런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현재 식량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농업을 직접 하는 것이 비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장려하며 보호하려 하는 이유는 바로 식량의 무기화를 막기 위해서 인데요.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고 하더라도 식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곡물을 수출하고 있던 국가들도 점차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게 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수입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국가들은 더욱 곡물 가격이 급등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밥상 물가를 잡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포스트21 뉴스 최정인 기자 tt29@naver.com 최정인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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