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척 I’ll be back, 우리의 영원한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

보디빌더로 성공, 영화계 스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이민자의 화려한 변신 선망, 황혼의 열정···. 아직도 Sun

김민진 기자 승인 2022.09.19 14:51 의견 0
사진 아놀드 슈왈제네거 인스타그램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이민자에서 보디빌더로 그리고 영화배우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아메리칸 드림의 산 증인이라는 스타가 있다. 짙고 굵은 선이 매력적인 마초남의 대명사 아놀드 슈왈제네거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가난한 이민자는 대체 어떻게 인구 4천만 명의 주인 캘리포니아의 주지사가 될 수 있었을까?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근교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당시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보디빌더가 꿈이었던 그는 군대에 가서도 탈영을 해서 시합을 할 정도로 보디빌딩에 진심이었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군대에서도 다른 병사들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할 정도였던 그는 마침내 제대 후 20살의 나이에 미스터 유니버스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천천히 알려나가기 시작한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재능을 알아본 트레이너들의 도움으로 20대 초반, 캘리포니아로 건너간 그는 최정상의 보디빌더로 거듭난다. 최고의 보디빌딩 무대라는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총 7차례 대회를 제패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로니 콜먼과 리 헤이니 외에는 달성한 이가 없는 최고의 성적이다.

사진 아놀드 슈왈제네거 인스타그램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우상이었던 레그 파크가 보디빌더이면서 영화배우였기에 그는 오스트리아에서부터 단역이라도 상관없이 꾸준히 영화에 출연했다. 미국에 건너오고 나서는 보디빌더로 성공하면서 더욱 영화 출연에 적극적이었지만, 영어 발음이 워낙 어색하고,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야만인 코난>이라는 영화를 만나 마초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터미네이터>로 말 그대로 초대박을 치게 된다.

지금도 로봇영화를 연기한 배우를 이야기할 때면 선글라스를 끼고 산탄총을 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정도다. <터미네이터>의 성공 이후에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한다. <코만도>를 통해 전통적인 남성, 마초적 역할도 꾸준히 하고, 그 외에 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가족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해 준수한 성적을 거둔다.

사진 아놀드 슈왈제네거 인스타그램

배역은 자주 바꿨지만 유일하게 유지한 건 대사의 양. 특유의 억양을 고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함축적인 대사를 많이 썼고, 그 분야에서 1인자로 자리 잡았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03년에 재보궐 선거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다. 사실 이전에도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정치에 뜻이 있었다.

딱히 모난 성격이 아니고 주변의 감독, 연기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던 그는 대중의 인기에 힘입어 무려 7년 동안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역임했다. 물론 대다수의 스타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당선 이후에는 온갖 비판에 시달리며 낮은 지지율로 퇴임했지만, 어쨌든 그는 7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주지사로 정치활동을 한 스타였다.

주지사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영화계에 복귀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정사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1986년 케네디 가의 여성 마리아 슈라이버와 결혼했지만, 2021년, 10년간 이어온 소송 끝에 합의 이혼했다.

사진 아놀드 슈왈제네거 인스타그램

그가 20여 년간 가정부로 일한 밀드레드 바에나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두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바람을 핀 것이기에 비난을 받았지만, 양육비를 꼬박꼬박 지불하고, 아들이나 다른 자식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실베스타 스텔론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I’ll be back을 외치던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 스텔론과 마찬가지로 황혼의 언저리에 접어든 그지만, 여전히 젊은시절 못지 않은 탄탄한 몸으로 노년의 멋을 보여주고 있다. 평생을 남자의 멋을 보여주는 데 전념한 그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진정한 남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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