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블로그마케팅

김민진 기자 승인 2023.01.17 11:54 | 최종 수정 2023.01.20 19:56 의견 0

[포스트21 뉴스 = 김민진 기자] 처음 가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방문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용시간이나 메뉴, 리뷰를 검색해 보고 방문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참고하는 콘텐츠 중의 하나가 바로 블로그입니다. 초기 블로그는 개인의 이야기들을 담아 지인들과 공유하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블로그가 맛집이나 카페 등을 이용하고 남긴 후기들로 가득하죠.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에서 많이 다룬 음식점이라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리뷰나 평가도 좋다면 소비자들은 ‘이 음식점은 믿고 가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블로그의 이런 순기능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블로그마케팅이 너무나도 남발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인터넷에서 특정 음식점을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블로그 게시글 중 상당수는 광고 게시물입니다.

광고 목적으로 게시하는 블로그의 경우, 후원을 받아 작성한 글이라는 내용을 표시해야 하지만, 실제로 이 내용을 표시하는 블로그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블로그 게시글은 그냥 개인이 방문하고 자신의 감상평을 적은 듯이 작성한 글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게시글을 보며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광고인지를 판단할 수 없고, 그렇게 광고가 남발하는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음식의 맛에 실망하고 돌아서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런 경험을 한 소비자라면 다음에 또다른 음식점을 방문할 때, 너무 노골적으로 블로그 글이 많거나 호평이 많은 음식점에 대해서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를 갖게 됩니다. ‘이건 진짜일까? 아니면 광고일까?’하는 생각 말이죠.

과열된 경쟁으로 남발하는 블로그마케팅

이렇게 블로그마케팅이 많아진 이유는 음식점 간의 과열된 마케팅 전쟁 탓입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했을 때 같은 지역의 다른 음식점은 블로그가 존재하는데, 자신의 가게만 노출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손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남들은 다 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뒤쳐진다라는 마음에 결국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블로그마케팅을 하는 음식점들도 상당히 많아요. 이처럼 블로그마케팅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소비자들이 음식점이나 가게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어집니다. 소상공인들에게도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죠.

실제로 가게를 방문하고 블로그 글까지 올려주는 고객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음식점 입장에서는 결국 직접 게시글을 작성하거나, 아니면 전문 광고 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이 특별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은 아니지만 평소 작성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매일 게시글을 작성하는 일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다고 업체에 맡긴다면 결국 마케팅 비용을 고정적으로 지출하게 됩니다. 블로그마케팅을 진행한다고 해서 다른 홍보들을 안해도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이는 매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죠.

홍보라는 것은 특정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서 매력 포인트를 전달하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블로그 마케팅들은 업체에서 요청하는 키워드와 강조해야 할 사항들을 잔뜩 담아 판에 찍어 낸 듯한 글들을 조금씩 문맥만 바꾸어 게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과연 이를 보고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거짓 정보에 현혹되어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런 광고 형태가 지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점차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서 등을 돌리게 될 겁니다. 그렇기에 블로그마케팅은 수량을 줄이더라도 더욱 양질의 정보를 담은 유용한 콘텐츠로 거듭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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