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2022년 12월, 총 3,146질 43,436m의 병풍서를 완성하면서 세계 3대 기록인증 기관인 ‘슈퍼 탤런트 월드 레코드’로부터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전달받은 풍헌 고하윤 선비.
한국의 서예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그가 2022년 11월, 제17회 동곡상 시상식에서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더불어 2022년 12월에는 민족지도자 특별대상을 수상했다. 서예의 정수를 알리는 왕성한 활동으로 화제가 된 그의 행보를 살펴본다.
세계 정상의 서예가, 끊임없는 숭고한 도전정신 귀감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다는 것은 보통의 재능과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재능을 타고나야 하며, 여기에 끊임없는 노력과 꾸준함, 성실함이 밑바탕이 되어야 세계 최고를 꿈꿔볼 수 있는 스타트 라인에 설 수가 있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선비로 불리는 풍헌 고하윤 선비는 6세부터 무려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단 하루도 서예를 손에서 놓아본 적 없는 성실함으로 세계 최고의 서예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2022년 12월, 풍헌 고하윤 선비는 70년간 서예 활동을 하면서 작성한 전서 160질, 예서 475질, 해서 150질, 행서 1,357질, 초서 837질, 한글 167질 총 3,146질 43,436m의 병풍서 업적을 인정받아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행해 온 서예 활동이 이런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 영광을 지금까지 저와 함께 서예 활동에 매진해 온 동료, 선후배 서예가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서예의 전통과 멋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풍헌 고하윤 선비에게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수여한 기관은 ‘슈퍼탤런트 월드 레코드(Supertalent World Record)’라는 세계적인 인증기관이다. 영국의 기네스, 미국의 레코드 센터와 더불어 세계 3대 기록 인증기관으로 아시아 지역을 위주로 활동하는 기관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 상을 수상한 사람은 가수 싸이, 방송인 송해, 세계 어버이날을 만든 이돈희 UN 평화 대사,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이외수 소설가, 노도윤 세계여행가, 권영문 세계 무술감독 등이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성과를 선보인 인물들이다.
풍헌 고하윤 선비 역시 ‘병풍서 세계 최다기록’이라는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수여 받을 수 있었다. 이미 2020년에도 같은 기관으로부터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받았지만, 그는 매일같이 계속된 서예 활동으로 자신의 기록을 갱신,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속적인 작품 활동으로 ‘동곡상’과 ‘민족지도자 특별대상’ 수상
강원서예대전 대상, 강원도문화상 등 각종 권위 있는 대회에서 150여 차례 이상 수상하며 세계적인 병풍 서예가로 이름을 알린 풍헌 고하윤 선비는 2022년 11월, 제17회 동곡상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동곡상은 7선 국회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대한민국 헌정회장, 강원일보 2대 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동곡 김진만 선생의 아호를 따 1975년 처음 제정된 상이다. 한때 잠시 중단되었다가 강원도의 발전과 인재 육성을 위해 2011년부터 다시 시상을 하고 있는 동곡상을, 풍헌 고하윤 선비가 수상했다. 강원도 지역사회에 헌신한 공로와 서예 분야에 남긴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동곡 선생의 이름을 딴 상을 수상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그만큼 많은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동곡상에 부끄럽지 않은 인물로 남을 수 있도록, 꾸준한 서예 활동을 지속해 지역사회의 발전에 헌신하겠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민족지도자 대상 시상식에서 서예부문 특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민족지도자 대상 시상식은 특정한 목적과 이상을 통해 앞장서서, 민족을 거느리고 이끄는 각 부분의 민족지도자들을 발굴하며 이들을 널리 알림으로써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시상식이다.
(사)선진화운동중앙회가 주최하고 국가발전정책연구원과 (사)국민성공시대가 주관으로 개최하는 시상식에는 윤상현 국회의원, 음재용 선지화운동중앙회 이사장, 임덕규 전 국회의원 등의 명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풍헌 고하윤 선비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 등 11인과 함께 특별 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었다.
50대부터 시작한 제2의 인생, 서예가의 삶
지금은 누구나 세계 최고의 서예가로 인정하는 풍헌 고하윤 선비이지만, 그가 전문적으로 서예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50대 이후다. 정선군 화암면에서 태어나 서울고등통신학교, 서울종합대학 통신학교를 졸업한 풍헌 고하윤 선비는 강원도에서 약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양구군청 문화공보실 실장, 정선군의회 전문위원, 정선군 동면·북면·북평면 면장 등을 역임했던 그는 퇴직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서예가로 다시 시작했다.
“6살 때 처음 서예를 접한 이후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한시도 붓을 놓아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바쁜 날에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서예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정신없이 바쁜 날에는 한 글자밖에 쓰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 한 글자를 쓸 때 저는 제 영혼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생을 서예에 진력해 온 그가 퇴직 후 서예가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는 풍헌 고하윤 선비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어버린 병풍서 역시 제2의 인생과 함께 시작한 작업이다. 어릴 때부터 병풍서는 물론이고 각종 서예 작품을 써 내려간 풍헌 고하윤 선비이지만, 병풍서에 뜻과 의미를 담고, 영혼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은 50대부터다.
20대에는 일반 글씨를 주로 썼고, 30대에는 병풍서를 수집해 견문을 넓혔으며, 40대에는 병풍서 대가들의 ‘체본’을 수집해 내공을 쌓았다. 총 3,146질에 달하는 풍헌 고하윤 선비의 병풍서는 종류와 의미가 매우 다양하다. 고전으로 알려진 사서오경의 중용, 대학, 맹자, 논어는 물론이고 반야심경과 묘법연화경을 비롯한 불교 경전도 있다.
여기에 명심보감, 제갈량의 출사표, 소동파의 적벽부, 굴원의 이소경, 주자의 권학문 등 동양의 이름난 경서들이 모두 병풍서로 남아있다. 성경 보감도 담겨 있다. 온전히 한자로 쓰여져 있는 작품도 있지만, 풍헌 고하윤 선비가, 한자를 모르는 이들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직접 주석을 단 대중적인 작품도 있다.
구도자의 마음으로 매진한 서예, “앞으로는 후진 양성에 주력”
풍헌 고하윤 선비는 82세 나이에도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 최소 4~5시간 이상은 개인 작품 활동에 집중한다. 남는 시간에는 작업한 서체를 정리하고 후진을 양성하며, 다음날 작업할 준비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해놓는다. 고된 작업을 매일 반복하는 이유는 이것이 서예가의 숙명이며 ‘선비’의 본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제가 50살 무렵에 본격적으로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해서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고 하지요. 그때부터 30년 정도가 흘렀지만, 아직도 하늘의 뜻은 모르겠어요. 다만, 70년 넘게 인간의 삶을 붓에 담아보니 삶에 대한 통찰은 조금 얻은 듯 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얻은 이 작은 깨달음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고 싶어요.”
항상 인자한 미소와 푸근한 웃음을 보여주는 풍헌 고하윤 선비이지만, 붓을 들 때만큼은 주위의 공기가 가라앉을 정도로 엄숙한 자세를 유지한다. 그에게 서예는 이미 구도의 영역이 된 지 오래이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진이 빠진다. 70여 년 가까이 온 힘을 다해 붓을 잡았기 때문일까.
엄지손가락이 활처럼 휘어버렸다. 세계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정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풍헌 고하윤 선비. 살아 숨 쉬는 듯,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의 붓 끝에 세계 최고의 노력이 담겨 있었다.
저작권자 ⓒ 포스트21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