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다친 맘 낫는 약이 없을까. 고단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구나.
어릴 적 어미 품 배를 어루만지시던 약보다 따뜻한 그 손길이 생각난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불 밝히고, 아픈 이들을 어루만지는 일을 소명으로 여기는 이가 있다. 동국의료기·보청기 최영자 대표를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그녀의 손을 ‘약손’이라 부른다. 최 대표의 약손은 언제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온기가 가득하다.
자리이타 몸소 실천, 내 것 나누면 더 큰 행복 돌려받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위치한 동국의료기·보청기를 운영 중인 최영자 대표의 인상은 단아하지만 단단하다. 타인에게 헌신하는 일이 곧 자신에게 행복을 준다는 뜻,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을 몸소 실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 대표가 봉사를 시작한 계기는 한 아이와의 인연 덕분이었다. 아파트 통장 시절 한 부모 가정의 초등학생 아이를 돌본 적이 있었다.
당시 조금만 곁을 내어준다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큰 손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눔의 가치에 매료되었다. 그 날 이후 남을 도움으로써 서로가 행복해지는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상구 여성자원봉사회 소속으로 지역 사회의 다양한 봉사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호스피스, 목욕 봉사, 청소, 빨래 봉사, 다문화가정 등 봉사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그늘진 곳을 찾아 부지런히 봉사하다 보니 어느새 사상구 여성자원봉사회장이 되어 있었다. 최 대표는 “회장이라는 직함이 너무 부끄럽다. 그저 정든 이웃분들을 찾아가는 일이 좋아 지금껏 이어오고 있을 뿐이며, 내 것을 나누면 내가 가진 것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큰 행복을 돌려받는 가치 있는 일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분과 함께 하길 바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봉사와 나눔 정신 고스란히 담긴 30년 역사 ‘동국의료기·보청기’
소외된 이웃과 그늘진 곳을 향한 봉사와 나눔 정신은 30년째 운영 중인 동국의료기·보청기 경영 철학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30년 단골 고객 중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다.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의 가격이 부담되는 어르신들을 위해 30년째 제자리에서 가격 인상 없이 자리를 지켜주는 동네 터줏대감 격이다. 오랜 단골 고객들은 가게 앞을 오고 갈 때마다 최영자 대표에게 간식을 챙겨줄 정도라고.
최 대표는 30년을 한결같은 자세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의료기기 업계에서도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비결은 특유의 정직함과 성실함 덕분이다. 일례로 동국의료기·보청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재가노인 요양보험 복지용구 판매 및 임대 기관을 비롯해 전국 어디서나 택배가 아닌 직배송으로 직접 복지용구(의료기기)를 전달하기로 유명하다. 취급 품목도 전동 휠체어, 전동 스쿠터, 환자용품, 간호용품 등 병원 용품은 물론 혈당기, 저주파 치료기, 혈압계 등 가정용 의료기기. 쑥뜸, 부항 등 한방용품까지 1,000여 종이 넘는다.
이는 고객과 자사의 상품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인 동시에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인 30년 차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대한의료기기판매협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상임이사직을 역임한 바 있는 최 대표는 의료기기의 홍보와 판로 확대 등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는 그녀는 나눔과 일 중 어느 것도 멈출 계획이 없다.
최영자 대표는 “지난 30년간 오직 정직과 신용으로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어려운 분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손길을 전달해드리고 싶은 마음 하나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며 “제게 허락된 날까지 더욱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더 많은 분께 건강과 행복을 드리기 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희망 2023 나눔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1월 5일, ‘사랑의 떡국나눔 후원금 전달식’을 진행하는 등 올해도 이웃사랑 실천의 행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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