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을 보면서 우리는 다양한 호칭으로 그들을 부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들을 부르는 호칭은 바로 MZ세대이다. 기성 세대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방식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보며 MZ세대라는 호칭까지 만들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MZ세대’의 특징인 것 마냥 그들에 대해서 일반화를 시키고 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이야기는 들어 봤는가?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가 최초의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말을 말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 성장 신화를 그려나가면서 전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뛰어난 기술력과 경제적인 성장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국가였기 때문에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 역시 계속해서 경제적으로 나아지는 삶을 살아왔다.
어렸을 때는 보릿고개를 넘기는 것을 걱정해야 했던 시절이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먹을 것이 풍족해지면서 스포츠를 비롯해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고, 열심히 돈을 벌어서 월급을 은행에 저축만 해두면 이자가 10%씩 붙으면서 별다른 재테크를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돈을 모을 수 있는 시대를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특별히 유복한 집안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의 자식 세대가 부모님 세대보다 더욱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IMF를 비롯하여 글로벌 경제 침체 상황 속에서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어가고 있으며 경제성장률 역시 둔화되면서 점점 살기 어려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먹을 음식이 부족해서 고민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젊은이들의 노력과 희망, 현실을 바꾸기 위한 결연한 노력
하지만 부모님이 비교적 용이하게 직장에 취업하고 그곳을 평생 직장으로 몸담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에 비한다면 현재 젊은 세대들은 첫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수백대 일의 경쟁을 뚫어야만 하며, 그 경쟁을 뚫어서 취직을 하더라도 언제 일자리가 사라질지 몰라서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월급을 아무리 열심히 모으더라도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경우에는 월세 등 주거 비용으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소진해야만 하며 남은 돈을 모아서는 10년, 20년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들은 안정적으로 월급을 모아서 미래 가정을 꾸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선택지를 버리고, 주식이나 가상화폐, 심한 경우에는 도박에 가까운 투자에 손을 대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젊은 세대의 몸부림을 보면서 기성세대들은, 철이 덜들었다, 일확천금을 노린다 등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도박에 중독이 되어,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서 일확천금을 꾼 것일까?
그런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이들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여 공부했을 것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 부모님 세대들에 비교하더라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학생 때부터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며 노력해왔고 취업을 할 때도 수많은 경쟁자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렇게 노력하고 노력한 끝에 도착한 곳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아니라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로운 삶이라면 좌절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세대라고 불리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현재 사회적인 상황이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기성세대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그들에 대해서 노력이 부족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세대간의 오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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