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이근영 기자] 한동안 많은 기업들이 슈퍼앱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었다. ‘슈퍼앱’이란 앱 하나를 통해서 금융, 엔터테인먼트, 쇼핑, 컨텐츠, 웹툰, 검색포털 기능 등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앱을 말한다. 말 그대로 ‘슈퍼’, 뛰어나면서도 다재다능한 앱이 바로 슈퍼앱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슈퍼앱은 바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에 해당된다. 네이버는 검색포털부터 블로그, 웹툰, 금융, 메일, 쇼핑 등 수많은 기능들을 모두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네이버 사이트, 혹은 앱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웬만한 것들을 다 수행할 수 있다. 카카오 역시 마찬가지이다. 카카오톡을 켜면 그 안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수많은 기능들을 하는 앱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연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고객들은 카카오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슈퍼앱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면 고객들이 모든 행위를 자신들의 앱에서 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고객 데이터를 쉽게 모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용이하기 때문에 모든 B2C 기업들은 슈퍼앱을 만들기를 원할 것이다.
카카오가 이미 카카오톡을 활용하고 있는 수많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뱅킹, 증권, 맵, 택시, 웹툰 등 새로운 분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슈퍼앱만 있다면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때 최소한의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슈퍼앱이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중소 규모를 지니고 있는 기업은 슈퍼앱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슈퍼앱의 이상과 현실, 성장한 기업의 다양한 도전 과정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한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업종을 모두 다루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거대한 규모의 회사가 아닌 이상 한가지 분야에 대해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슈퍼앱을 만들면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쉽다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애초에 슈퍼앱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수많은 사업 분야에 대해서 서비스 역량을 지니고 있는 거대한 규모의 회사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하나의 서비스에 우선 집중하고 그 서비스를 기준으로 유저들을 확보해 나가면서 하나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언젠가 슈퍼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다 보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의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웬만한 기능들을 다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렇게 소비자들의 기준은 높아지고 있고, 그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더욱 많은 연구와 투자 개발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슈퍼앱을 만들기 위한 기준점은 높아지고 있고, 그 높아지는 기준점은 결국 기업들이 슈퍼앱을 만들기 보다는 한두가지 정도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내리게 한다.
이런 점들을 생각한다면 슈퍼앱이란 결국 전략적인 선택이 아닌, 이상적인 선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들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슈퍼앱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기업은 많은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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