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관찰 예능, 그들의 삶이 주는 영향과 시사점
연예인 관찰 예능의 미래, 자극 대신 공감이 필요한 시점
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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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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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예능 유형 중 한가지는 바로 연예인 관찰 예능이다. 말 그대로 연예인들의 사적인 생활에 대해서 관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예능인데, 과거에는 연예인이라는 존재가 신비하고 우리와는 다른 존재였기에 그들이 평소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것을 먹고 어떤 집에서 살아가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방송국들은 연예인 관찰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캐치하고, 다양한 유형으로 예능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 혹은 그들이 연애하고, 결혼생활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은 점점 연예인 관찰 예능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피로감마저 호소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해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 정보들 중에서는 실제 연예인들의 생활 모습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습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없으면 예능 프로그램을 안보면 되는 일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미디어의 홍수 시대에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서 습득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우리가 따로 시청하지 않더라도 매일 뉴스 기사나 SNS,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우리는 연예인들의 2세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그들이 집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좋던 싫던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삶과는 다른 그들의 모습을 우리의 일상과 비교하면서 알게 모르게 열등감에 젖어들게 된다.
연예인의 삶, 우리의 삶···. 비교가 부르는 피로감과 해결책
화면 속 연예인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땀 흘리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도 있지만, 모두가 일하는 시간에 브런치를 즐기거나 해외 여행을 가거나, 사치스러운 소비 생활을 보여주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은 직장인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누릴 수 없는 생활이기에, 그것을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의욕을 잃게 만들고 있다.
현대인들은 이미 다른 이들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면서 지쳐가고 있다. SNS만 보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어떤 곳에 여행을 갔는지,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샀는지를 볼 수 있고 그런 모습들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연예인들이 사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 역시 이와 비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인들이 경험할 수 없는 그들 만의 세상은, 처음에는 신기하다는 생각에 바라봤을지 몰라도 지금은 알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 가엽게 여겨지게 만드는 정보들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연예인 관찰 예능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고,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연예인들이 빛나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처럼 인간적인 모습들도 있고,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만, 무조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들을 담고자 하는 것, 실제와는 다른 모습들을 연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아무런 의도 없이 연예인들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담겨야만 한다. 그래야만 연예인 관찰 예능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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