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이유는?

강현정 기자 승인 2024.12.21 18:48 의견 0

[포스트21 뉴스=강현정 기자] 요즘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과거에 비해 근무 시간이 짧아지면서 부업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늘어나기도 했고, 대리운전 정도를 제외하면 마땅한 부업거리가 없던 시절에 비해 현재는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부업들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한몫할 것이다. 즉, 부업을 시작하기 쉬워진 환경 덕분에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부업을 시작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부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회사에서 추가근무를 하면 추가 수당을 준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잔업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처럼 부업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더 돈을 벌기 위해서 휴식시간을 포기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업이란 직장인에게 있어 추가근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일을 하지 않고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은 없겠지만.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들이 더 일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부업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부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부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는 현재 지속적으로 침체 상황에 놓여 있다.

저성장의 늪에서 고용 불안과 부동산 가격 급등,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생활이 팍팍해지고 있으며 월급만 받아서 생활하는 걸로는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실제로 이런 경제적인 이유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를 포기하고 있다. 가족을 구성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살아가기 위해서, 현상 유지만이라도 하기 위해서 아둥바둥 하고 있을 뿐이다.

본업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직장인들의 부업 열풍

이런 삭막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더 많은 돈을 벌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 부득이하게 부업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본업으로는 하지 못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평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만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으니까 본업은 따로 하면서,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글을 쓰는 방식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건 부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취미 생활에 가깝다. 취미 생활을 하면서 용돈벌이 정도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가 부업이라고 말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은, 그냥 남는 시간에 여유롭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직장에 출근하는 것처럼 매일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누구보다도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 주 6일 근무를 하던 사람들에 비해 오늘날 직장인들은 확실히 여유로운 직장생활을 누리고 있다. 주 5일 근무가 일반적이고 어떤 곳은 주 4일 근무도 시행하고 있다. 이것만 본다면 확실히 우리 삶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퇴근 이후에도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 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돈을 모을 수 있을지 궁리하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본다면 과연 우리 삶의 질이 나아진 것이 맞을지 고민이 되는 현실이다. 본업만으로 충분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한 이상 한동안 직장인들에게 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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