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김지연 기자] 최근 한국 경제는 온라인 소비의 폭발적인 성장과 이에 따른 고용 시장의 급격한 재편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5년 경제전망에서 국내 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0.7%로 제시된 가운데, 이처럼 온라인 소비로의 전환은 단순히 소비 행태의 변화를 넘어 산업 구조와 일자리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속화된 비대면 경제 전환은 이제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았고, 이는 유통, 숙박 등 전통 서비스업 분야의 고용 위축과 택배, 물류, IT 등 신산업 분야의 고용 증가라는 상반된 양상을 초래하며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대응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이 거대한 전환 속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까?
양날의 검 된 온라인 소비, 유통산업의 미래는?
온라인 소비의 물결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특히 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온라인 소비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었고, 이후 일상 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존 추세를 뛰어넘는 성장을 지속하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무점포 소매판매액 기준으로도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상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의 확장은 소비자들이 더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오프라인 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며,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KDI “온라인 소비 1% 늘면 취업자 3.4만 명 감소”
이러한 온라인 소비로의 전환은 고용 시장에 극명한 희비를 교차시키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은 유통, 숙박 등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 물리적 매장을 통한 구매가 줄어들고, 음식 배달과 온라인 숙박 예약 등이 보편화되면서 이들 업종의 신규 고용은 물론 기존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 내 배달 플랫폼 비중이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매출 성장률 격차가 최대 6.3%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택배, 물류, IT 솔루션 개발, 데이터 분석 등 신산업 분야에서는 새로운 고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확대될 때 연간 취업자 수가 약 3.4만 명 감소한다는 추정은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존 일자리 소멸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는 고용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이는 특히 재숙련(reskilling)이나 직업 전환이 어려운 고령층 또는 비숙련 노동자들에게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생산성 향상 vs 고용 불안…. 정책 대응의 갈림길
이러한 고용 시장의 변화는 경제 전반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소비 확대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과 가격 인하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일자리 감소와 소득 불균형 심화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첫째, 전통 산업 종사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및 직업 전환을 위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고용 보험 및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여 실업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온라인 플랫폼 경제의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신산업 분야의 육성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고용 창출 동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경제가 온라인 소비 전환의 파고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