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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윤석란 기자] 올해 한국의 노동 시장은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희망과 도전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고학력 인구의 증가는 분명 긍정적인 사회 지표이지만, 동시에 박사 학위 취득자의 미취업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관찰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전공 분야와 산업 수요 간의 미스매치, 또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및 근무 환경 격차로 인해 고학력자들이 구직에 난항을 겪거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인적 자원 낭비는 물론, 고학력 인구의 자존감 하락과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여 사회적 활력을 저해할 수 있다. 더욱이,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하고 취업 시장 밖으로 밀려난 '쉬는 청년'의 수가 5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청년층의 취업난이 단순한 경제 불황을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경고하는 지표이다.

이들은 저성장 기조와 고금리·고물가 시대의 이중고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욱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사회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플랫폼 노동 확산과 프리랜서 증가 등의 고용 형태 변화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비정규직 및 불안정한 고용 시장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도 노동 시장에는 새로운 가능성의 빛줄기가 보인다. 지난 해 국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은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작은 희망을 안겨주었다. 비록 장기적인 추세를 단번에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이는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과 육아 친화적 사회 환경 조성 노력 그리고 개인의 인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미래 노동 인구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용적 노동 시장 향한 변화의 흐름

더 나아가,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고령층 인력을 재활용하고 숙련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유연근무제 확대,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강화 그리고 시니어 인턴십 제도 도입 등은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사회 활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은퇴 후에도 경제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액티브 시니어'층의 증가와 더불어,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각광받으며 고령층 인력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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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노동 시장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동시에 일부 직무를 대체하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따라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AI 리터러시를 포함한 신기술 역량 강화 교육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기업들 역시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의 직무 전환 교육과 재훈련에 투자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 방지와 재취업 지원을 위한 정책적, 사회적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2025년의 노동 시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개인의 적응력을 높이고, 다양한 인력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 사회는 더욱 포용적이고 역동적인 노동 시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긱 워커(Gig Worker)' 증가와 유연 근무제의 확산은 고용 형태의 다변화를 이끌며,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기업들에게도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공하는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